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6년 2월 11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16. 2. 11. 07:52






2016-02-11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독서:신명 30,15-20 복음: 루카 9,22-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22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시작기도
성령님, 제가 예수님 수난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지혜의 은총을 허락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사람의 아들’은 고난을 받고 죽음을 당해야 한다. 그것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왜일까? 전통적인 답은 ‘세상의 죗값을 대신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사람이 잘못을 하면 하느님께 죗값을 치러 손상된 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었다. 노아 시절처럼 인간의 죄가 극단에 치달아 더는 보속할 수단이 없을 때는 완전한 파멸을 통해 아예 관계를 새로 시작했다. 하지만 홍수 이후에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죄스러움을 받아들이시고 더는 인류를 쓸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셨기에 사정이 달라졌다. 이제 인간은 제물로 속죄할 수 있게 되었고, 하느님께서는 타락한 인류를 쓸어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느님께서 택하신 방법은 ‘직접 속죄’였다. 그 많은 인간의 죄를 다 씻어버릴 수 있는 제물이 이 세상에는 없으므로, 하느님께서 당신 성자를 보내시어 가장 완전한 제물이 되게 하셨다. 그리고 성자의 피로 인간의 모든 죗값을 치르심으로써 하느님과 인간이 화해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하신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이와 다르게 이해하는 방식도 있다. 곧 예수께서 새로운 인류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시기 위해 고통을 겪으셨다는 것이다. 진흙탕에 빠진 사람이 더는 힘이 없어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 힘센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 도와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다 보면 깨끗한 옷을 입고 있던 힘센 사람도 진흙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마찬가지로 죄와 고통에 허우적거리는 인류를 구원으로 이끌려면 죄 없으신 성자께서 그 안에 들어가시어 그들을 끌고 나오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예수님은 인간 고통의 극단을 맛보아야 했지만, 그 덕분에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던 인간을 새로운 삶으로 끌어내실 수 있었다.

말씀 따라 걷기
*지금 내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 또는 가장 큰 아픔은 무엇인가?
*나를 진흙탕에서 꺼내시려 예수께서 지금 이 순간도 나와 함께 일하고 계심에 머물러 보자.

마침기도
예수님, 당신은 하느님의 외아들이시면서도 당신을 낮추시어 당신 백성과 함께 고통받고 그들과 함께 하느님께 돌아가길 바라셨습니다. 제가 늘 당신의 현존을 느끼며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