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6년 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주님의 착한 종 2016. 2. 5. 08:34






2016-02-05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독서:집회 47,2-11복음: 마르 6,14-29

그때에 14 예수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헤로데 임금도 소문을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였다. 15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는 엘리야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다.” 하였다. 16 헤로데는 이러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하고 말하였다.

17 이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18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19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0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21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22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23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24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25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26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27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28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29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시작기도
성령님, 제가 죄인들의 길에 들지 않고 늘 의인들의 모임에 서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잡혀 오신 예수님에게 재롱이나 한번 떨어보라는 식으로 표징을 요구하는 헤로데의 모습(루카 23,8-11)은 인간 부박함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런 그도 한때 요한이 ‘의롭고 거룩한 사람’임을 알았고, 그런 요한을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면서 그의 말을 기꺼이 들을 만큼 지각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나이 어린 소녀의 춤을 보고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맹세를 하고, 결국 요한을 죽여달라는 소녀의 맹랑한 요구에 굴복하고 마는 걸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아내인 헤로디아의 오랜 압박에도 꿋꿋이 버티며, 그래도 세상에 존중해야 할 것들이 있음을 증거 하던 그가 어쩌다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것은 그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버릴 생각을 하던 헤로디아가 있었고, 서슬 퍼런 그녀의 눈빛에 연신 몸을 숙였을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이 있었다. 이런 이들과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한 제아무리 힘센 헤로데도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규범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익숙한 길을 벗어나 권력을 위협받느니 비루하게 살기를 택한 것이다.

말씀 따라 걷기
*별 생각 없이 ‘남들 하는 대로’ 하는 것들 중에 예수님 뜻에 어긋나는 것이 있지는 않은가?
*내가 속한 무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죄 없는 의인을 탄압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마침기도
사람을 혼자서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게 창조하신 하느님, 제가 멸망에 이르는 악인들의 길을 피하고 늘 당신 뜻을 실천하는 이들과 함께 어울리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