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5. 12. 16 대림 제3주간 수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15. 12. 16. 07:38

       


 




2015-12-16 대림 제3주간 수요일
독서:이사 45,6ㄴ-8.18.21ㅁ-25
복음: 루카 7,18ㄴ-23

그때에 18 요한은 자기 제자들 가운데에서 두 사람을 불러 19 주님께 보내며,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쭙게 하였다. 20 그 사람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세례자 요한이 저희를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쭈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2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또 많은 눈먼 이를 볼 수 있게 해 주셨다.

2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23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시작기도
성령님, 제가 예수님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복음서를 두루 읽어본 이라면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에 관해 의심을 품었음을 암시하는 오늘 말씀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요한은 세례를 받으러 오신 예수님이 자기보다 대단한 분임을 알아보았고(마태 3,14), 자기 뒤에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루카 3,16)이 오실 것이라 분명히 알고 있지 않던가.

마태오복음과 달리 오늘 읽은 루카복음에는 요한이 세례를 받으러 온 예수님을 알아보는 장면이 없다. 또한 요한이 생각하기에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은 무엇보다 ‘손에 키를 드시고’ 쭉정이를 골라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버리실’(3,16-17) 분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런 일은 하지 않으시고 병들고 약한 이를 위로하고 치유하시는 데 정성을 쏟으시니 과연 그분이 ‘오실 분’인지 의심이 들만하다.

요한이 잠시 이런 혼란을 느끼긴 했어도 예수님은 ‘오실 분’이 맞고, 그분은 요한의 예언처럼 언젠가 하느님의 심판을 내리실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이 내릴 심판은 요한이 생각하던 무시무시한 심판이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예수님의 용서와 치유 자체가 하느님 심판의 일부일지 모른다. 그분의 가없는 사랑 앞에 결국 죄인들은 ‘꺼지지 않는 불’만큼 고통스러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씀 따라 걷기
*내가 상상하는 하느님의 심판은 어떤 것인가?
*나의 잘못을 한없이 용서하시는 예수님 앞에 잠시 머물러 보자. 무엇을 느끼는가?

마침기도
지옥불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사랑으로 죄인들을 이끄시는 예수님, 저에게 회개의 은총을 주시어 새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