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서호 일각)
중국에서 대표적인 자연명소인 항주(杭州, Hangzhou)의 서호(西湖)는 예로부터 많은 사람을 매료
시켜 서호를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와 그림은 수도 없이 많다.
서호라고 하면 중국인의 머리속에는
"하늘에는 천국이 있고 지상에는 소주항주가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 의미는 서호처럼 아름다운 경치는 하늘나라에만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에는 서호를 보러오는 외국인이 아주 많지만 가장 최초로 서호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경치를
상세하게 글로 남긴 외국인으로는 13세기경의 유럽 여행자 마르코 폴로를 들수 있다.
(사진설명: 서호기슭의 숲과 누각)
넓은 수면을 가진 서호는 푸른 숲에 안겨 있고 고풍스러운 붉은 누각이 울창한 산색사이에 점점이
수를 놓고 있는데 유람선을 타고 서호의 물위에 떠 있으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평야의 호수에 눈이 익은 러시아인들은 아담한 산에 안겨 있는 서호에 깊이 매료된다.
청산과 녹수가 높낮이와 모양, 색갈 등 모든것에서 최고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미인의 호수 서호)
그래서 중국인들은 서호를 고대 중국의 4대 미인의 한 사람인 서시(西施)에 비유한다.
천여년전 송(宋)조의 문호 소동파(蘇東坡)는 서호를 보고
"맑은 물빛 개인 날에도 이쁘고, 몽롱한 산색 비온 뒤에는 기이함을 자랑하네.
서시같은 서호 담담한 분장 항상 어울리네"라고 쓰면서
모두들 서호를 서시에 비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름다운 것은 대부분 여성에 비유하고 그 때문에 아름다운 서호를 미인에 비유하는 데 대해
동방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호수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으로 인정되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의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다만 서호의 밖에서 서호를 보는 것과 배를 타고 서호의 품안에서 서호를 느끼는 것이
전혀 다르다고 하고 거기에 서호의 역사까지 함께 연관시킬때만이 서호에 대해 완정하게 읽었다고
인정한다.
(사진설명: 서호 십경의 하나,봄을 알리는 언제)
서호 주변의 100여개 명소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서호10경이다.
열개나 되는 명소를 어떻게 기억하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서호 10경은 기억하기 아주 쉽다.
춘하추동 4경에 가까이에서와 멀리서 보는 경치, 가까이에서와 멀리서 듣는 경치,
그리고 낮에 보는 경치와 밤에 보는 경치를 합치면 서호 10경이 되기 때문이다.
봄날에는 소제춘효(蘇堤春曉) 봄을 알리는 서호의 언제,
여름에는 곡원풍하(曲院風荷) 바람에 흔들리는 연꽃,
가을에는 평호추원(平湖秋月) 호수에 비낀 가을 달,
겨울에는 단교잔설(斷橋殘雪) 단교에 남은 눈이다.
(사진설명: 서호십경의 하나, 설봉석조)
그리고 가까이에서 보는 경치는 화항관어(花港觀魚) 꽃속의 물고기,
멀리 보이는 경치는 쌍봉삽운(雙峰揷云) 산봉에 꽂친 구름,
가까이에서 듣는 경치는 류랑문앵(柳浪聞鶯) 버드나무속에 울리는 꾀꼬리소리,
멀리 듣는 경치는 남병만종(南屛晩鐘) 남산에서 울리는 종소리,
낮에는 설봉석조(雪峰夕照) 하얀 설봉에 비낀 붉은 낙조,
밤에는 삼담영월(三潭映月) 호수에 비낀 세 개의 달이다.
이로부터 서호의 경치는 춘하추동 다르다는 것,
봄에는 버느나무,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달빛, 겨울에는 눈이
똑 같은 서호를 계절에 따라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진설명: 사랑의 다리 단교에 쌓인 눈)
서호를 중국의 대표적인 명소라 함은 서호가 유구한 역사와 신비한 스토리를 품고 중국 특색의
건물을 안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2천여년전에 조성된 서호는 천여년전의 문인 소동파에 의해 바닥의 진흙을 정비하고
백제(白堤)와 소제(蘇堤)를 쌓아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서호에 깃든 스토리는 더욱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스토리가 바로 흰 뱀 백사(白蛇)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이다.
인간세상의 선비에게 반한 뱀의 화신이 서호의 단교에서 연인을 만나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엮은 내용이다.
(사진설명: 서호의 문화명소)
그밖에 고대 중국의 애국장령인 악비(岳飛)의 묘를 망라해 약 150곳의 문화명소가 서호주변에
산재해 서호는 아름다운 자연경치와 유구한 역사의 문화명소가 어우러진 곳이다.
아름다운 경치와 유구한 역사, 서호만의 문화와 건축을 보유한 서호는 소재도시를 대표하고
도시에 영을 부어넣으며 도시의 명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설명: 완정한 서호)
이런 서호의 완정한 아름다움을 완정하게 보기 위해서는 서호의 주변을 걷는것도 좋지만
꼭 빼놓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유람선을 타고 서호위에 떠서 서호를 보는 것이다.
유람선에서 보면 한 쪽은 모던한 빌딩숲이 우거진 현대화 도시가 보이고
다른 한쪽에는 아름답고 원초적인 자연경관이 그윽해 선명한 대조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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