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중국과 북한의 사회주의 정치는 '천지차이(天地差異)'

주님의 착한 종 2011. 2. 11. 11:44

▲ 북한 최고의 권력자 김정일(우측)과 그의 아들 김정은(좌측)
▲ 북한 최고의 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우측)과 그의 아들 김정은(좌측)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경제, 문화, 교육 등 각 분야의 양국 교류가 급증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매년 200억 달러의 흑자를 냈으며 지난해에는 417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해, 2009년 404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400억달러를 넘었다.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우리나라는 실질적 경제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90년대 후반기 IMF 금융위기에 직면했을 때, 중국과의 교역에서 얻은 경제적 이득이 위기 탈출의 '구명줄'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경제적 교류의 증가와 이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중국정치에 대한 이해는 깊지 못하다.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국 사회구조를 감안하면 이는 우리에게 경제적 손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자유주의시장경제체에서 살아온 우리는 사회주의 나라인 중국사회에 대한 이해에 편협된 지식과 시각을 갖고 있으며 개혁개방 이후의 급변하는 중국사회에 대한 인식의 속도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북한의 사회주의 실체를 구분하지 못하는 심각한 인식의 오류에 빠져있다.

중국과 북한의 건국과 창당의 출발점은 공통성을 갖고 있다. 반제반봉건 혁명에 앞장 섰던 혁명가들이 나라를 세웠다는 측면에서 중국과 북한은 정치역사적 공통성을 갖는다. 당시 중국이든, 북한이든 초기 공산주의 청년들은 근로인민대중을 위해서 식민의 압박과 계급적 억압에서 해방된 이상사회 건설을 꿈꾸었다.

그들은 이상사회 건설의 구체적 방안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했다. 경제적으로 계획경제체제를, 정치적으로 일당독재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맑스레닌주의에 기초한 이와 같은 정치경제체제는 '인민'을 위한 사회건설을 위한 선택이었다. 이는 자본주의식 민주주의 사회와 달리 사회주의식 민주주의 사회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가 세워지고 운영되는 과정에서 이상사회 건설의 꿈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계획경제는 생산성을 떨어뜨려 인민생활을 오히려 궁핍하게 했으며 근로인민대중의 권력을 표방했던 일당독재는 새로운 지배계급을 만들어 내고 사회주의식 불평등 계급사회를 낳았다.

이와 같은 사회주의 정책의 실패로 소련을 위시한 동유럽 국가들은 정치적 혼란에 빠졌으며 반면 중국과 북한은 정치적 안정적 속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의 사실에 근거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의 노동당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집권 정당이 해체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본질적 성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중국 공산당은 당 권력이 분산돼 있으며 민주적 결정이 보장되는 반면, 북한 노동당은 일당독재에서 일인독재로 발전했다. 개혁개방 정책의 창시자, 덩샤오핑은 문화혁명 당시 좌천되고 정치적 공격을 받았지만 복귀해서 개혁개방 정책을 관철시켰다. 반면,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일은 군사제일주의 정책으로 일인독재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력 강화에 집중했다.

중국 정치의 안정화는 당내 민주주의에 근거하고 있다면 북한 정치의 외형적 안정화는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30년만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으며 13억 인민의 경제적 궁핍을 해결했다. 반면, 북한은 수십만의 아사자와 수십만의 탈북자를 낳았으며 외부의 원조가 없으면 인민들은 굶주릴 수밖에 없는 극빈국으로 전락했다.

'인민을 근본으로 삼는다는 후진타오의 이민위본(以人为本)' 정치철학은 초기 공산주의자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것으로 오늘날 중국식 사회주의를 발전시켜 가고 있다. 반면, 북한은 김씨 왕족을 근본으로 삼는 '이김위본(以金为本)' 일인독재사회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혈맹적 관계를 말하고 있지만 정치적, 사상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없는 물과 기름의 관계로 발전했다.

미국과 한국의 정치체제가 이상적인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의 정치체제 역시, 완전하다고 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 발전되어야 한다. 중국 정치 역시, 구체적 실정에 근거해 진지한 발전을 꾀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은 이같은 현실 중국정치에 대해 자기 위주의 접근을 하는 편협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정치는 미국과 한국처럼 발전할 가능성은 없으며 미국식 민주주의가 오히려 중국을 혼란과 어려움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 중국의 정치제체는 미국식 민주주의체제보다는 고급관료 중심의 싱가포르 정치체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의 정치체제 발전방향을 연구하려면 싱가포르의 정치체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민(民)을 근본으로 삼는 민주주의 정치사상을 따지면 중국도 우리와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사상에 근거해 구별한다면 중국은 북한보다 우리와 더 가깝다.

작성자
디지털 유목민 No.1/온바오닷컴 부사장[사업총괄]
김병묵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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