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김정일 정권의 진짜 위기는 젊은 군인들!

주님의 착한 종 2011. 1. 24. 10:27

 

90년대의 大餓死 경험한 세대
장마당서 고생하며 자라나 '수령의 은덕' 생각은 희박해져
군대서도 남한 드라마 즐기며 김정은엔 "군대도 안간 게 대장?"
언제 반정부세력 될지 예측불허

최근 대통령이나 정부의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북한 정권의 '위기설'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폐개혁 실패 ▲무리한 3대 세습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력을 체제 불안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의 위기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북한 내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정권의 진짜 위기는 체제를 지탱하는 군대에서 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만 17세부터 군대에 입대한다.

현재 북한군을 지탱하는 20대 청년 군인 대부분은 1990년대 중반 대아사(大餓死) 시절을 경험한 아이들이다.

당시 북한은 배급 중단으로 수백만이 아사할 정도로 참혹한 상황이었다.

가족 가운데 한 사람 정도는 굶어 죽거나 영양 실조에 걸려야 했던 그 시절 자라난 아이들의 눈에 비친 북한은

'지옥' 그 자체였다.

그런 아이들이 자라나 군대에 입대하기 시작하면서 인민군대가 자랑하는 '사상적 무기'는 거의 사라졌고,

군대 내에 남한 드라마가 유행하는 등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

 

▲ 작년 12월 26일 단둥성 국경 맞은편에 있는 압록강변에서 촬영한 북한 군인 모습. 하역 작업을 하다 멈춰 서서 중국 관광객들이 탄 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 작년 12월 26일 단둥성 국경 맞은편에 있는 압록강변에서 촬영한 북한 군인 모습. 하역 작업을 하다 멈춰 서서 중국 관광객들이 탄 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최근 입국하는 탈북자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사회 청년들이 주로 남한방송을 듣거나 드라마를 시청했지만

이제는 군인들이 외부에 관심이 더 많다고 한다.

최근 북·중(北·中) 국경지역 군부대 내에서 남한 드라마가 담긴 USB가 대거 적발돼 군(軍)보위부가 매우

당혹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지난 2009년 11월 북한이 단행한 화폐개혁은 사회보다 군대에 파괴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한 북한 관리는 "화폐개혁 이후 군대 내에서 총기사고가 잇따르고 고향 부모들 때문에 군대를

무단 탈영한 군인들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군대가 밀집한 황해도의 전연 군단에서는 일선 병사들의 집단 반발 조짐마저 보여 북한 군부가 긴장할

정도였다고 한다. 탈영병조차도 처벌하는 대신 달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얘기도 있다.

한 고위 탈북자는 "지금 북한 군인들은 대아사 시절에 태어나서 시장을 통해 성장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기존의 배급제 시대와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5년 이전 배급제 시절에는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므로 수령이나 국가의 은덕을 떠올렸다.

하지만 배급제 붕괴 이후에는 시장에서 뼈 빠지게 고생하는 부모 덕으로 살아왔다고 이들은 생각하고 있다.

나이 어린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것도 이들 세대에겐 불만거리다.

"군대 한번 안 가본 자가 뭐 한 일이 있다고 대장이냐"며 곳곳에서 수군대고 있다는 것.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국가보위부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군대보다 대우를 더 잘해주자

군 장교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현재 말단 보위부 직원의 월급은 6000원을 넘었지만, 인민군 소좌(소령)급 군인들은 4000원 선의 월급을

받고 있다. 각종 선물이나 공급도 거의 사라져 군인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

최근 경제난으로 군대 내에 식량 공급마저 줄거나 중단되면서 군 집단은 언제 어떻게 반(反)정부 세력으로

돌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생전 지인들과 한 담화에서 "김일성대학 학생들이 반정부 움직임을 보일 때 지금은

때가 아니며, 언제인가 군인들이 들고일어날 때 합세하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가 예측했던 군인 집단이 들고 일어나는 분위기가 최근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