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사량도 산행 후에 먹는 해산물 한접시 -사량도 해군본부

주님의 착한 종 2010. 11. 6. 12:43

 

사량도 산행을 마치고 대항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산행으로 허기가 져있었고 마침 배시간까지 여유가 남아 대항마을에서 먹거리를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상주일주도로를 돌다 대항마을로 들어오면됩니다. 작은 섬이였지만 산에서의 이정표도 잘되어 있고 마을간의 이정표들이 잘되어 여행객들에게 참 좋았었습니다.

 

 

푸르렀던 가을 섬이였지만 꽃잎이 말라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겨울이 멀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오늘 기습한파는 정말 추웠습니다. 다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대항마을은 아주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조용한 마을에 배시간을 맞아 여행자들이 하나둘 모여 그소리만이 부산스럽게 들려 이질감이 들었지만참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을이였습니다.마을 분들도 주로 어업보다는 밭일등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물을 손질하시는 분들이나 해산물을 정리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진 않았습니다.

 

 

바다도 잔잔하고 마을도 조용하고 기러기들도 잘 보이지않아 적막감이 들었습니다.음.. 가을은 잔인한 계절, 외로운 계절~ㅎㅎ

 

 

일단 바다의 보고 남해에 왔으니 해산물을 안먹고 간다면 억울할 것 같아 마을의 횟집등을 기웃거렸으나 마땅한 곳 이 보이지 않더군요.그중에 손님들도 테이블에 많이 계시고 수족관에 보이는 해산물도 싱싱하고 간단히 먹기에 좋아 보여 이집으로 들어갔습니다.들어갔을 때는 몰랐는데 이름이 재미있군요.

 

 "사량도 해군본부"

 

 

저는 해산물 한접시를 주문했습니다.주문을 하게 되면 그때 사장님이 수족관에서 꺼내 보이는데서 바로바로 손질해서 주십니다.눈앞에서 말끔하게 손질하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더 믿음이가고 맛있을 것 같았습니다.^^

 

 

해산물 한접시의 내용은 돌멍게, 멍게, 키조개, 소라, 전복입니다.가격은 3만원으로 다소 비싼감이 있었습니다만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어느정도 물가상승은 감안해야 했습니다.하지만 그 맛은 정말 가격생각이 들지 않게 만들었습니다.비리다? 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되려 향긋하다라고 느낄 만큼 맛이 좋았습니다.

 

 

싱싱한 해산물을 갓잡아서 그런지 전복도 탱글탱글하고 힘이 넘쳤고 소라와 키조개 또한  전혀 비리지않고 마치 삶아서 먹는 듯한 식감을 보여줬습니다.특히 돌멍게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돌멍게는 횟집이나 초밥, 일식집등에서 가끔식 서비스로 하나씩 내어 올때가 있는데 그 때 마다 이거 돌멍게는 양식이 안되서 어디서 먹기 힘든 음식입니다라고 말을 시작하는데 막상 먹으면 정말 비립니다. 이게 뭐야 할 정도로 짜고 비린게 대부분이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돌멍게를 먹어보고 '아.. 돌멍게가 이런 맛이였구나.'  그 맛을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식감은 일반 멍게보다 좀 더 재미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위마다 좀더 찰지기도 물렁하기도 했습니다. 맛은 정말 바다내음이 꽉 차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맛이였습니다. 써놓고 보니 다소 감정이 과잉된 글 같은데 한마디로 맛좋았습니다.ㅎㅎ우리가 생각하는 돌멍게라고 하면 떠오르는 거라곤 비릿한 돌멍게주(酒)만이 떠오르죠. 사량도 대항마을에서 그 생각을 완전히 고치고 떠났습니다.혹시 돌멍게주를 만들어 드실분들은 원래 돌멍게가 나올때 껍질이 다 손질된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사장님께 손질하실때 돌멍게 껍질채 달라고 말씀을 하시면됩니다.

 

 

하지만 역시 섬은 섬인거죠. 기본찬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양파와 고추 찍어 먹을 장만이 있을 뿐입니다.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신기했던 것은 고추냉이를 처음에 그냥 내어주셔서 간장 주지 않나요? 여쭤보니 초장에 타먹으라고 합니다.O,.O 조금 놀랬지만 어떤 맛일까 궁금해서 조금 섞어 보았다니 매콤알싸하니 괜찮더군요.ㅎㅎ

 

 

거기에 갈증을 잠재워줄 시원한 맥주한잔이 곁들여지면 이곳이 천국입니다.^^

 

 

대항마을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던 곳이였습니다. 빈테이블 없이 빼곡히 앉으시더군요.^^

섬에서 카드는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사용불가하니 꼭 현금을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신선한 해산물을 양껏 먹고 선착장으로 갔습니다.객관적으로 본다면 조금 비싼감이 있었지만 이곳에서 먹고 느꼈던 저의 주관적인 느낌은 충분히 그 가격의 값어치를 보상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바다향 가득한 해산물 한접시가 떠오르는군요. ^^

 

사량도에 들르면 꼭 해산물을 맛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