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두 잔/최영은
오늘은 아침부터 커피를 거푸 두 잔이나 마시게 되었다.
한 잔은 본래 마시던 믹스 커피에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원두 커피를 섞었다.
뭔가 새로운 맛이 창출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의 충만함은
한모금 마시는 순간 혀끝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도저히 무슨 맛인지, 아니 맛이라고 표현하기도 애매한 아리송함이었다.
실패였다. 옆에서 직원들이 맛 있냐고 자꾸 묻는다.
나는 잘못 섞은 커피처럼 긍정도 부정도 아닌 부조화의 애매함으로 고갤 끄덕였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부조화... ...
조화의 아름다움은 어울림이지만
오늘 나의 선택은 부조화였다.
그 부조화를 다시 조화롭게 하기엔 내 혀가 너무 치사하게 느껴졌지만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와
삼나무를 품은 무논 풍경을 보면서 마음은 다시 평화롭고 조화로워 졌다.
내일은 새로움 보다는 기본에 충실해야지.
그렇지만 가끔,
기본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 엉뚱한 도전도 필요하다는 발칙한 생각이
슬며시 또 고개를 들었다.
하던대로 해! 라는 광고 문구가 떠오르는 아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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