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적령기에 접어든 암꽃게가
달이 휘영청 밝은 보름날 밤
내님은 어디있을까? 하고 바위 위에 걸터 앉아 있는데
지지리도 못생긴 숫꽃게 한마리가
앞으로 기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비록 얼굴은 못 생겨도 지구상의 모든 게들이
걸을 수 없는 정면걷기를...
저 님이라면 정력도 왕성하여 밤마다
나를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거야
하고 생각이 미치자
미련없이 달려가 결혼하자고 했다
그리하여 꿈같은 첫날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그런데 어제 밤에 당당히 앞으로 걷던 서방님 꽃게가
여느 게와 마찬가지로 옆으로 걷는 게 아닌가
놀래서
아니 어제는 앞으로 걷더니
지금은 왜 옆으로 걸어요?
하고 물으니
서방님 꽃게가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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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술이 너무 취해서 팔자 걸음 걸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