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색종이 성체조배

주님의 착한 종 2009. 12. 17. 15:00

 

글을 잘 읽을 수는 없지만,

매일 성체조배를 하시며 열심히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그 할머니께서 성체조배를 하시는 모습을 보시던

신부님의 눈에 이상한 것이 눈에 뛰었습니다.

 

할머니는 조배 중 무엇인가를 손에 쥐고 마치 보물인 양

소중히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은 그것이 혹시 어떤 부적이 아닐까 염려되어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하고 조배를 마치고 나오시는 할머니께

여쭤 보았습니다.

 

"할머니! 아까 우연히 보니

성체조배를 하실 때 무언가를 손에 쥐고 소중히 다루셨는데,

그것이 무엇인지요?"

 

"아이고, 우리 신부님. 뭘 그런걸 알려고 그러셔요?"

 

할머니께서는 처음에는 부끄럽다며 말씀하려 하지 않으셨지만

신부님의 의중을 헤아리셨는지 곧 신부님의 궁금증을 풀어주셨습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며 감사의 기도를 잘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글을 배우지 못해 기도문을 읽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도하기 위해

세 가지 색종이를 가지고 다니며 이렇게 기도하고 있답니다.

 

까만 색종이를 쥐고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저지른 나의 모든 죄를 돌아보고 뉘우치며

다시는 죄 짓지 말자고 참회의 기도를 드리고,

 

빨간 색종이를 쥐고는

이렇게 죄 많은 나를 구원해 주시기 위해 내 대신 십자가상에서

성혈을 흘리시며 돌아가신 예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하얀 색종이를 쥐고는

이제 내가 예수님을 믿고 가르침대로 살아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나도 죽어서는

천국에서 살겠다는 희망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