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후산 장청(卧虎山长城) - 구베이커우 (古北口 长城)209.11.01
베이징에 때 아닌 눈이 내렸다..
베이징에서 그 귀하다는 눈이 내린 11월 첫날 이른 아침...
운 좋게도 나는 베이징의 한쪽 구석 만리장성 아래서 그 눈을 맞이한다...
하루 종일 설레이고 기분이 들뜬 날이었다..
몇 해전, 산을 다니면서 보아왔던 모든 아름다웠던 설경들과 눈꽃,
상고대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눈 쌓인 산하나 더 보고 싶어서 폭설이 내린 어느 날
무작정 소백산을 찾아가다
고속도로 위에서 길이 끊어졌던 기억도 떠오르고..
백두대간의 어느 구간에선가 꽁꽁 언 얼음열매들이 들려주던
맑은 바람소리도 떠오른다.
선물과도 같은 눈...
암튼 오늘은 내게 축복과도 같은 날이었다..
오늘은 내가 베이징에 입성한지 정확히 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내가 있는 곳은 은빛으로 단장한 베이징의 동쪽 경계
구베이커우의 와후산장성이다..
뒤늦게 따라 올라온 어떤 친구들은 망루에 올라
미친 듯 소리를 질러대고..
3일전부터 와서 풍광을 기다렸다는 홍콩의 여행객(사진작가)은
나와 내 일행을 운 좋다고 한다..
그래..억세게도 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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