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을 줄 아는 사람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무화과 나뭇잎으로 그들의 하체를 가리우고
선악과 나무 사이에 숨어 있었다.
하느님은 “아담아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고 찾는다.
아담은 내가 벗었으므로 숨었다고 대답한다.
아담의 후손들은 그 이후로부터
무화가 나뭇잎으로 부끄러운 곳을 가리우고
선악과 나무 사이에 숨어서 하느님을 피하여 살게 되었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무화과 나뭇잎과 관계되며
사람이 사는 곳은 선악간의 논리를 배경으로 하여
자기 나름대로 선이라 생각하는 나무 사이를 오고 가며 숨어서 산다.
어떤 이에게는 선이라고 정의 된 것이
어떤 이에게는 악이고
어떤 이에게는 악으로 정의 된 것이
어떤 이에게는 선이다.
인간의 삶은 무화과 나뭇잎으로 옷 만드는 일과
스스로 정의한 선악의 논리 사이를 오고 가며 숨는 일이 삶의 전부이다.
글 쓰는 이는 글로서 돈 많은 이는 돈으로서
종교인은 종교로서
지위 높은 이는 지위로
학벌 높은 이는 학벌로
그들 나름대로 선악의 껍질을 만들고 무화과 잎으로 옷을 만들어
자기를 가리우고 미화 시킨다.
본래 모습은 추하다고 생각하니까…
인간은 숨고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우는데 모든 에너지를 낭비한다.
도피하는 인간은 비겁하고
스스로 가리우는 인간은 지저분하다.
그러나 숨은 곳에서 나올 줄 아는 인간
벗은 몸을 드러내는 인간은 아름답다.
추하다는 생각, 부끄럽다는 생각을 정리한 사람만이
벗은 몸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껍질을 벗어 버리는 인간
알몸으로 만날 수 있는 인간
그대는 진정한 인간이리라
그대는 더 이상 선악의 논리 뒤에 숨는 일과
무화과 나뭇잎으로 자신을 가리우기 위해서
옷 만드는 일을 그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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