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나의 힘
소외와 외로움은 다르다.
소외는 배제된 것이고 외로움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다.
소외는 무섭지만 외로움은 단지 외로울 뿐이다.
소외는 마침표이지만 외로움은 쉼표이다.
외로움은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
외로움은 인간을 향기롭게 한다.
쉼표없는 음악이 소음일 뿐이듯
외로움없는 인생은 무미건조하다.
음악이 아름다운 건 쉼표가 있기 때문이고
사람이 아름다운 건 그가 외롭기 때문이다.
외로운 사람은 마음이 가난하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세상욕심이 없다.
아무런 욕망도 짊어지지 않는다.
외로움은 비우는 것이다.
사람은 외로워야 길을 떠난다.
그 길은 구도와 순례의 길이다.
부요하면서도 고귀한 영혼은 없는 법이다.
부요은 나태를 잉태하고 나태는 사람을 주저앉힌다.
인연의 무게가 족한 사람들은 움직이지 못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영혼은 사망이다.
외로운 사람은 내면과 대화한다.
외롭지않으면 자신과 대화하지 않는다.
자신과 대화하지 못하는 인생은 가면이다.
삶이 아름답기를 바라거든 외로워져야한다.
외로운 영혼의 속삭임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야한다.
외로우므로 나는 간구한다.
간구하는 나는 살아있다.
외로움은 내 인생의 힘이요 생명이다.
나는 외롭다.
외로운 나는 더 외롭고 싶다.
사람들속에서 나는 늘 외로움을 꿈꾼다.
외로움은 나의 본향이다.
외로움의 본향으로 돌아오면서
가면과 욕망의 외투를 벗어던진다.
외로움은 내게 익숙하고 편한 잠옷이다.
그래서 외로움은 나를 꿈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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