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교통사고 처리...
글쓴이: 청도도우미카페 세상구경 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청양에 삽니다
구정을 한달 정도 앞둔 어느 날 청양에 사는 저는 어른 한 분을 모시고
모처럼 시내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시내를 나갈 땐 괜찮았었는데 식사 도중 눈이 오는 것 같더니
식사가 끝나고 청양으로 돌아갈 때 쯤엔 도로는 이미 제법 눈이 쌓여
꽤 미끄러웠지요
청양에서 6시가 지나 출발했으므로 식사가 끝난 시간은 대략 7시 반
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청도 운전자들이 악천후에 약하다는 걸 익히 아는지라,
고속도로 대신 일부러 시내 길을 택해 평소보다 절반 정도로
감속을 해서 조심스레 돌아오고 있었지요
자스코에서 308번 도로 쪽으로 가다 보면 첫 번째 고가도로가
하나 나오는데(아마 푸산루일겁니다)
고가로 올라설 때 유난히 반짝거리길래 직감적으로 이미 빙판이
형성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지요.
사건은 그 고가도로 중간쯤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미끄러운 도로를 어느 생각 없는 스쿠터가
평소 습관처럼 차 오는 건 보지도 않고 무단횡단을 감행했던 겁니다
그것도 바로 제 앞의 앞에서 말이죠.
다행히 엄청 서행을 하던(대략 시속20km정도..) 제 바로 앞차는
그 앞에서 멈춰 섰고 저도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생각보다 더 미끄러웠던 노면에서 ABS작동하는 느낌이 났고
아무래도 박을 것 같아 브레이크를 여러 번으로 나누어 밟은 덕인지
앞차의 바로 뒤 꽁무니에서 간신히 멈출 수가 있었지요
그런데 안도의 한숨을 쉴 틈도 없이 룸 미러를 통해 위를 보니
시커먼 차 한대가 쏜 살같이 날아와 그대로 뒤를 때려 박는 겁니다,
그 바람에 앞차 앞에 간신히 섰던 제 차도 튀겨서 앞차를 살짝 박게
되었고 제 차는 번호판만 살짝 찌그러졌는데 앞차는 뒤 범퍼 커버에
금이 갔더군요.
잠시 후 연이어 박는 소리 ... 8중 추돌 사고 ...
뒤 차들은 서로 올라 타고 난리도 아니었구요
내려서 피해 상황을 보니 뒤차가 차라리 정면을 박았으면 범퍼 쪽만
조금 밀리고 말았을 것 같은데
어디 피할 때가 있다고 옆으로 틀었는지 제차의 오른 쪽으로 치우쳐
박는 바람에 오른쪽만 집중적으로 꽤 많이 앞으로 밀린 제법 큰
피해를 입었답니다.
그런 사고가 났는데도 중국 운전자들 누구 하나 화내는 사람이 없더군요
서로 웃으면서 쳐다보고 경찰과 보험회사 사람들이 작성해준 서류에
사인하고... 저 역시 보험회사에 전화했고 소위 해결사가 와서 대신
처리 해 주었고 뒤차를 보니 차에 번호판도 없길래 찝찝했는데
그 해결사가 사인하면 뒤차가 알아서 수리 해줄 거라고 해서
앞차에 대한 제 잘못도 없지만 제가 그냥 보험처리 하기로 하고
웃으며 사인을 했지요
그런데 다음날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보니 뒤 차가 번호판도 없고
보험도 없고 깡패라 전화도 안받고 해서
수리비 받기 힘들 것 같다고 하더군요
결국 수리를 하긴 했는데 정말 마음에 안 들게 한 겁니다
그래서 얘길 했더니 거기 소장님 말씀은 사고 처리시 뒤차 운전자가
가해자 란에 사인을 해서 자차보험처리도 안되고
보상 해준다던 가해자가 연락을 회피해서 보상을 받을 길은 없고
책임감으로 소장님 본인이 수리비를 부담하여 수리를 해 주셨다고
하시는데요,
그렇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완전히 피해자인 제 입장으로서는
너무 어이가 없고 억울한 일이더군요
그 놈(뒤차 운전자)에게 전혀 방법이 없는 거냐고 물어보니,
고소해서 재판을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하시는데
하지만 누가 그딴 일로 재판을 하겠습니까..
그게 중국 법이라는군요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번호판 안 달고 보험 안 드는게 유리한 게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들 중에는 혹시 이런 일을 당해 본 분 계십니까?
저는 더 이상 돈을 받아 내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정말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
그 가해자에게는 정말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는지...
가해자가 그렇게 연락 안받고 피해 버리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지.. 진짜 중국 법이 그런지 정말 정말 궁금하구요..
또 이런 상황의 교통 사고가 났을 경우 현장에서의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는 분이 계시면 가르침을 부탁 드립니다
우리 교민들이 다시는 이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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