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중국에서 사업하기 (9)

주님의 착한 종 2007. 12. 28. 15:07

중국에서 사업하기 (9)

: 이학진 

 前 엘칸토 중국법인 법인장
Yebbn(
上海) 국제무역유한공사 총경리

Kotra
진출 기업지원센터 고문컨설턴트

elchjlee@hanmail.net

 

 

9,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여자직원만 채용하라?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우리가 빠지는 딜레마가 매우 같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한국처럼 남자 직원들을 뽑아 군대식으로 상하관계를 확실히

해가며 일사분란하게 조직을 움직이거나 혹은 "야 자식아" 하면서

형제처럼 조직을 만들어 혈맹관계를 맺어두고 싶으나, 중국의 남자들을

아는 분들이라면 이런 꿈은 정말 꿈에서도 나오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상해를 중심으로 한 절강, 강소, 안휘의 화동지역 남자들은 대부분

온순하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라 우리와는 성격상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굳이 예를 들자면, 우선 술은 절대 취해서 마시는 법이 없으며 급여의

1원도 틀려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일이 완전히 결정될 때까지 신중의 신중을 기울이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하여 일을 같이 하기가 힘든 스타일이다.

그러나 일단 모든 일이 결정되고 나면 그 이후로는 거의 다른 일이 없을

정도로 매우 순조로운 것이 특징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필자의 생각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들이라 필자의 업종에서도 남자구두를 이 지역에서

팔아먹기가 그리 쉽지 않다. 매우 치밀한 성격이라 필자의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고는 역시 아무것도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모양이다.

거의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에는 중국 시장에서 필자의 남화는

원가에 모두 판매하고 철수를 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들이 분석한 내용은 `대략 중국의 200~ 300 위안하는 구두와 같은 가죽,

같은 창 소재, 같은 내피 그리고 브랜드 파워도 도토리 키 재기인데

1천 위엔 이상을 주고 내가 이 구두를 사야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러나 여자구두는 같은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수입하여 2

위엔 이상을 받고, 브랜드도 우리가 듣기에는 그저 그런 `yebbn' 이라는

것이고 세일도 잘 안 하고 그런데도 화동지역의 여자들은 이 `yebbn'

이라는 브랜드에 거의 푹 빠져있다.

필자의 구두 사업을 자랑하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여성들의

힘을 얘기하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에서는(최소한 화동지역)

경제적 능력이나 집안에서의 경제 지출의 결정권 등을 여성들이 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런 오랜 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남성들의 성격과 여성들의 성격이

우리와는 조금 다른 혹은 완전히 상반된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분석해 본다.

왜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오래 하느냐 하면 우리는 너무 중국의 겉모습만

보고 우리의 사고와 우리의 시스템만을 고집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 그들의 사고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인사 노무관리

채용시스템 등에서 기본을 놓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먼저 이런 쓸데없는 얘기들을 서두로 얘기를 시작해 보았다.

 

눈치가 빠른 독자들은 이미 필자가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만약 중국에서 시스템과 의리를 바탕으로 정직한 회사를

만들려고 한다면 필자는 과감하게 여성들로만 회사를 꾸미라고 주장하고

싶다.

남자들보다 빠르고 확실한 업무 스타일, 도덕적으로 남자들보다의 우위,

대범함, 접대비의 등의 낭비가 거의 없는 점, 강한 자존심으로 인한

세밀한 업무 처리 등 여성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우수성이

돋보인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성격 때문에 상사들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이직이 있을 수는 있으나 최소한 조직을 배신하거나 비도덕적인 일을

하는 일이 남자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우리가 실패하는 주요인이 핵심 영업정보를 직원에게

전수하였을 때 그 직원의 독립이나 경쟁회사로의 이직인데 아마도

대부분 남자 직원들에 의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남자가 꼭 필요한 일은 힘을 써야 하는 곳 밖에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남성 직원들의 환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종사하고 있는 중국의 영업 유통업계에서 특히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힘있는 직급에서 점점 여성들의 파워가 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필자보다 중국의 CEO들이 먼저 선수를 쳐 여성 인력을 중요 직급에

배치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최고 경영자군에서는 아직 그 숫자가 미비하지만 중간 관리자급

이상에서 여성의 진출은 이미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하겠다.

 

중국은 그로 인해 강해지고 있고 우리는 남자들만을 고집하는 동안

경쟁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고 실패하거나 문제가 생기는 기업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중국의 여성들이 아무리 강하다 할지라도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육아문제 가족관계 등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런 점을 명심하면 우리가 왜 중국에서 여성 고급 인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중국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한 직업 선택의 자유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지고 있어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나 의식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도 그저 우리가 예전에 한국에서 잔심부름과 타자나 하는 여자

직원으로 밖에는 중국 직원들이 안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필자는 조금 두렵다.

원리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자리나 상대방을 설득하고 프로젝트를 만들어

오는 일 그리고 도덕적으로 매우 엄격해야 하는 자리가 비어 있다면

중국의 여성들을 승진 시키거나 영입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생각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해 본다.

 

중국에서의 성공은 그냥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가고 있는 방향을 우리도 맞추어 가야 하겠고 중국 기업이

어떤 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어떤 식으로 남녀 직원들을 인사관리하고

있는지 우리가 빨리 벤치마킹 해야 한다고 본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의 것만 고집하거나 우리의 방법만을 중국에서

고집한다면 웃음거리가 되지나 않을지 매우 고민스럽다.

여자 직원들과도 같이 술 먹고 마음 터놓고 얘기하고 여자 직원들에게도

우루무치까지 출장을 보낼 담력이 우리에게 없다면 중국 시장을 언제

어떻게 평정할 수 있겠는가?

먼저 선입견부터 버리고 그 자리에 중국의 역사와 문화와 그들의 사고를

집어 넣어보도록 하자. 그러면 중국에서 우리가 왜 지지부진 하고 있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내일 여자 직원과 또 무거운 구두박스를 같이 날라야 할 것 같다.

지금 필자의 회사에는 남자 직원이 하나도 없다.

여자직원만 수 십 명이라는 사실을 필자의 지인들이 안다면 매우 놀랄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남자 직원이 필자의 회사에 입사하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독자들의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 칼럼을 절대로 중국 남자들에게 번역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첫 번째로는 필자 때문에 남자들이 취직이 안 되면 모두 필자에게 와서

취직시켜 달라고 항의하지 않을까 싶어서이고

두 번째로는 필자가 중국 남자들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거나 중국 여성

우월주의자라고 생각할까 봐서다.

필자는 다만 우리 한국인들이 특히 남자 직원만을 중요 직책에 두고

있는 것을 목격하면서 반대로 중국 유명 백화점의 경리급 이상의

직원들이 80% 이상이 여성인 것을 느끼면서 그 느낀 점을 여러분들과

함께 사고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 것이다.

모든 직군에서 여성들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고 업종에 따라 가능하면

사고를 바꿔보자는 의미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너무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