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모자
따스한 봄날. 유치원 꼬마들을 가득 태운 버스가 소풍 길에 올랐습니다.
창가에 매달려 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웃는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습니다.
그때 한 아이의 노란 모자가 바람에 휙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내밀어 바람에 둥실 날리다가
도로 바닥에 떨어지는 모자를 쳐다 보았습니다.
모자를 잃은 아이는 거의 울상이 되었습니다.
유치원 버스 뒤로는 한 노선버스가 뒤따르고 있었는데
노선버스 운전사는 바람에 떨어지는 노란 모자를 보았습니다.
그는 승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버스를 세우고는
그 노란 모자를 주웠습니다.
버스는 다시 출발해 조금 속력을 내는가 싶더니
어느새 멀어진 유치원 버스를 따라 잡았습니다.
운전사는 유치원 버스 운전사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차창으로 노란 모자를 힘껏 던져 주었습니다.
순간 모자를 받아 쥔 아이들은 일제히 ‘와!’하고 큰소리를 지르고
손을 흔들며 기뻐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잠시 동안 두 대의 버스는 나란히 달렸습니다.
아이들은 그때까지도 손을 흔들고 있었고
노선버스를 탄 승객들도 덩달아 웃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이처럼 작은 일들로 아름다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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