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읽고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들
(하나)
1741년, 헨델은 3주 만에 만든 악보를 가지고 더블린을 방문했습니다.
공연은 헨델이 오르간을 치면서 지휘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엄청난 성공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헨델의 작품뿐 아니라 모든 오라토리오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게
되었고 작품 이름은 '메시아', 즉 세상을 구원할 주님이라는 뜻입니다.
구세주가 올 것이라는 구약성서의 예언과 그 구세주가 바로 예수라는
신약성서의 말씀을 가사로 뽑아내어 곡을 붙였습니다.
'메시아'는 무지개보다 아름다운 음악이 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여기에는 '사기꾼' 헨델, '돈을 밝히는' 헨델은 커녕 '진실한 음악가'
헨델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약속을 지켰노라 ….
두 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하느님의 말씀이 귀를 울립니다.
모두 3부로 나뉜 이 작품의 1부 첫 대목은 구세주의 탄생과
그가 평범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할 온갖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죽음을
예견한다.
하느님의 왕국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임할 것이라는 약속이
광대하게 열립니다.
구세주가 곧 올 것이라는 내용의 합창은 영국 교회의 성가처럼 화음이
짱짱하고 번쩍번쩍 빛을 발합니다.
음악은 2부의 끝 곡 '주를 찬미하라'는 뜻의 '할렐루야'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엄청난 양의 음성 및 기악을 동원한 이 합창을 들으면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됩니다.
눈앞에 나타난 하느님의 모습이 너무나 눈부셔서 눈이 멀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어느 합창도 숭고함과 힘과 감동에서 이 '할렐루야'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어느 공연 땐가 왕이 '할렐루야' 합창을 듣다가 너무도 벅찬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왕을 따라 일어났습니다.
그 뒤로 이 '할렐루야'가 연주되면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둘)
아프리카 밀림에서 가장 강한 동물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개미'입니다. 개미들이 떼 지어 이동하면 그 길이가 무려
10리나 된답니다.
밀림의 맹수들은 개미떼를 보고 저마다 소리를 지르며 숲으로 도망갑니다.
몸집이 가장 큰 코끼리도 겁을 먹고 사자는 개미가 이동하는 반대 방향으로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밀림에서는 개미가 가장 무섭습니다.
개미에게 잘못 걸리면 영락없이 놈들의 밥이 되고 맙니다.
수십만 마리의 개미가 동물의 몸에 붙어 살을 뜯어먹으면 그것을 견딜
짐승이 하나도 없습니다.
맹수들이 개미를 두려워하는 것은 힘이 강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개미의 무서운 협동심 때문입니다.
개미는 지극히 작은 벌레에 불과하지만 수십만 마리가 힘을 합쳐
코끼리를 공격하면 단 하루 만에 앙상한 뼈만 남습니다.
협동심은 가장 강한 무기입니다.
하느님이 가족을 주신 것은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해 삶의 맹수들인
위기와 고난을 물리치기 위함일 것입니다.
(셋)
나이팅게일은 밤에만 노래하는 새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 새가 밤에만 노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나이팅게일은 낮에도 지저귀지만 다른 새들의 노래에 묻혀 전혀 구별되지
않을 뿐이기 때문이랍니다.
깊은 밤, 모든 새들이 잠들어 잠잠할 때 나이팅게일은 홀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릅니다.
밤의 적막을 깨고 들려오는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세상의 모든 잡다한 소리들은 이제 어둠에 묻히고 단지
나이팅게일의 황홀한 노래만이 숲에 울려 퍼집니다.
그래서 이 새의 노래는 더욱 환상적이고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의 삶도 이와 유사합니다. 낮은 격정적이고 소란스런 시간입니다.
군중들의 함성에 묻혀 그 어떤 아름다운 노래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과를 마치고 조용히 드리는 밤의 묵상기도는 아름다운 영혼의
노래가 됩니다.
밤중에 드리는 '나이팅게일의 기도'는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환상의
노래입니다
(넷)
북미에는 시라세니라는 향기로운 꽃이 있답니다.
시라세니는 잎에 꿀샘이 있어 향기를 발하기 때문에 벌레들은 꿀의 향기에
도취해 잎으로 몰려듭니다.
그러나 벌레가 잎의 꿀을 빨아먹는 순간, 고약한 독약을 내뿜어 벌레를
일시에 삼켜버립니다.
보르네오 섬에는 네펜세스라는 꽃이 있는데 네펜세스는 화려한 꽃을 피워
곤충들을 유혹합니다. 곤충들이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꽃잎 속으로
들어오면 특수한 소화액을 내뿜어 녹여 버립니다.
두 꽃은 모두 겉은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그러나 곤충을 잡아먹는 무서운
독소를 갖고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향기는 단지 무서운 독성을 감추기 위한
위장술일 뿐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고의 미인으로 손꼽히던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무기로 로비를 벌여 엄청난 파문을 일으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진 추잡한 로비사건의 배후에는 네펜세스나
시라세니 같은 여인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섯)
영국의 소프라노 가수 제니 린드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매력적인 힘이 있답니다. 그러나 그녀의 어린 시절은 매우 불행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직장에 나갈 때 그녀를 혼자 남겨두고 방문을 잠궜습니다.
소녀는 온종일 창문을 바라보며 슬픈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느 날,한 음악교사가 길을 걷다가 영혼을 두드리는 강렬한 노래 소리를
들었습니다.
교사는 제니 린드의 어머니를 찾아가 딸의 음악수업을 권유했고
결국 그녀의 노래는 전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우울하고 슬픈 기억을 승화시킨 그녀의 노래는
사람들의 영혼을 강타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어린 시절의 슬픈 기억들을
하느님을 찬양하는 재료로 사용하게 해주신 그 분을 찬양합니다"
어린 시절의 슬픈 기억도 때로는 예술의 좋은 재료가 됩니다.
그것은 '아픈 기억'이 아닙니다. 풍성한 삶의 원료일 수도 있습니다.
(여섯)
국경을 접한 상태에서 계속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두 나라가 있습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바로 그 경우인데 두 나라는 1899년
국경분쟁으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양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사랑만이 양국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다.
전쟁과 증오는 후손들에게도 피와 살상을 유산으로 물려줄 뿐이다"
국민들은 양국 지도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고 그리고 대포를 녹여
양국의 국경인 안데스산맥에 그리스도의 동상을 세워 다음과 같은 글을
새겨 놓았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평화이심으로 둘을 하나로 만드셨습니다“.
두 나라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평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마음속의 증오를 녹이는 강력한 위력을 지닙니다.
사랑은 대포를 녹여 평화의 상징을 만듭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무력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일곱)
폼페이 최후의 날'에 나오는 꽃 파는 소녀는 앞을 보지 못하는 불행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열심히 꽃을 팔았습니다.
화산이 폭발해 폼페이 사람들이 이리저리 날뛰며 어둠 속에서 죽어갈 때,
그녀는 청각과 촉각에 의존해 사랑하는 사람을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를 보호해준 것은 바로 '시각장애'라는 고통의 가시였습니다.
조개는 속살에 생긴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진주 질을 내뿜고 이것이
응고해 영롱한 진주가 됩니다.
상처가 없는 진주는 결코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천국의 입구는 진주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천국은 현실의 상처와 아픔을 아름답게 극복한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시련과 억울함을 한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인생의 진주를 선물합니다.
십자가는 원래 죄인들의 부끄러운 표시였으나 지금은 하느님의 사랑의
상징으로 바뀌었습니다.
(여덟)
프랑스의 화가 밀레는 원래 나체화에 심취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파리에서 가족들과 호화롭게 생활하며 미술공부를 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화가들은 여성의 나체화에 몰입했으며 밀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미술 평론가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밀레라는 화가는 나체의 여인 외에는 아무 것도 그리지 못하는 바보다."
큰 충격을 받은 밀레는 가족들을 이끌고 바르비종이라는 시골로 이사했습니다. 그는 아름답고 정직한 자연을 접하면서 잠시 잃었던 신앙의 순수성을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소박한 삶을 소재로 작품을 그리기 시작
했습니다. 이때 그려진 그림들이 바로 세계적 명화인 '만종',
'씨 뿌리는 사람' 등입니다.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영혼의 고향으로 인도하는 위대한 스승입니다.
자연의 오묘한 섭리 속에 하느님의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
'하늘을 향한 마음 > 오 하느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기도라면 내가 기꺼이 들어 주마 (0) | 2007.03.30 |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0) | 2007.03.30 |
부부 서로를 위한 기도 (0) | 2007.03.30 |
당신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0) | 2007.03.16 |
오늘이 가기 전에. (0) | 2007.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