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치 의 꿈 ~♥
멸치의 꿈
옛날 옛날 깊고 깊은 동해 바다에
칠백 살이나 먹은 멸치가 살았어요.
하루는, 생전 꿈이라곤 안 꾸던 멸치가
신기한 꿈을 꾸었어요.
"거 참, 알쏭달쏭하네.
이게 좋은 꿈인가, 나쁜 꿈인가?"
멸치는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려 놓고
병어 훈장, 꼴뚜기 생원, 메기 이방을 불렀어요.
"어제 밤 내가 신기한 꿈을 꾸었는데,
좋은 꿈인지 나쁜 꿈인지 도대체 모르겠소이다.
여러분이 꿈 풀이를 좀 해주시지요."
병어와 꼴뚜기와 메기는 군침을 흘리며 음식에 손을 뻗었어요.
그러자 멸치가 손을 탁 치며 말했어요.
"먼저 내 꿈 풀이를 해주시고, 음식은 나중에 드시지요."
병어와 꼴뚜기와 메기는 쩝쩝 입맛을 다시며 말했어요.
"멸치 양반, 우리는 꿈 풀이를 할 줄 모르니
망둥이 선생을 부릅시다."
멸치는 머슴인 가자미에게 서해 바다에 사는
망둥이를 데려오라고 했어요.
서해 바다까지는 멀고 먼 길이었어요.
가자미는 지느러미가 떨어져라 헤엄을 쳐서
망둥이를 업고 왔어요.
멸치가 버선발로 달려 나와 망둥이를 맞았어요.
"아이고, 어서 오세요."
그리고는 지쳐 헐떡이는 가자미에게
"이놈 가자미야, 얼른 술상을 내오지 않고
뭘 꾸물거리느냐?"
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가자미는 화가 잔뜩 났어요.
멸치가 망둥이에게 꿈 이야기를 했어요.
"내가 어제 신기한 꿈을 꾸었다오.
내가 하늘로 쑤욱 올라갔다가 땅 위로 뚝 떨어졌는데,
열 놈이 나를 메고 어딘가로 훌쩍 거더니,
갑자기 희 눈이 펄펄 내리다가,
추우락 더우락 하다가,
붉은 고개로 꼴까닥 넘어갔다오.
대체 이게 무슨 꿈이요?"
망둥이가 갑자기 무릎을 탁 치며 말했어요.
"그건 정말 좋은 꿈이오.
멸치 양반께서 용이 될 꿈이올시다."
멸치가 용이 된다고?
모두들 망둥이만 바라보았어요.
"하늘로 올라가니, 용이 된다는 말이오.
땅으로 떨어지니
용이 물을 푸러 내려온 것이고,
열 놈이 메고 가니
용이 구름에 실려 하늘을 나는 것이고,
흰 눈이 내리니
용이 겨울에 눈을 내리는 것이라오.
추우락 더우락 한건
용이 날씨를 마음대로 한다는 것이고,
붉은 고개를 넘어간 건
노을 질 때 용 이 하늘을 나는 것이지요.
내가 이백 년 동안 꿈 풀이를 했지만
이렇게 좋은 꿈은 처음이오."
멸치는 기분이 좋아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었어요.
망둥이는 우적우적 음식을 집어먹고,
메기와 병어, 꼴뚜기는 부러워서
침만 꼴깍꼴깍 삼켰어요.
그때, 심술이 난 가자미가 불쑥 말을 꺼냈어요.
"힝, 그런 재수 없는 꿈을 좋다고.
그 꿈은 낚시에 걸릴 꿈이라고요."
"뭐라고?"
"잘 들어봐요.
하늘로 오르니, 낚시에 걸려 물 위로 오르는 거고,
땅에 떨어지니, 땅바닥에 털 썩 떨어지는 거죠.
열 놈이 메고 간 건, 사람이 열 손가락으로 움켜쥔 거고,
흰 눈이 오는 건, 소금을 솔솔솔 뿌리는 거예요.
추우락 더우락 한건, 숯불 위에 올려놓고
부채질을 하는 거고요.
바람이 일면 춥고, 바람이 없으면 덥잖아요?
"이놈! 그럼 붉은 고개로 넘어간 건 뭐냐?"
"세 살짜리도 알겠네요. 사람 목구멍이 빨갛잖아요?
그러니까 사람 입 속으로 꼴깍 넘어가는..."
가자미는 채 말을 맺지 못했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멸치가 벌떡 일어나더니,
냅다 가자미의 뺨을 때렸거든요.
세상에,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가자미의 눈이 한쪽으로 돌아갔어요.
겁쟁이 꼴뚜기는 얼른 제 눈을 뽑아 꽁무니에 숨겼고요.
메기는 어찌나 크게 웃었는지 입이 귀 뒤까지 찢어졌어요.
이걸 보고 망둥이는 너무 놀라서 눈이 툭툭 튀어나왔어요.
병어는 저도 그렇게 될까 봐 입을 꼭 잡고 웃다가 그만 입이 뽀쪽
해졌답니다.
가자미랑 메기, 꼴뚜기, 망둥이, 병어가 우스꽝스런 모습이 된 건
다 이런 까닭이랍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요기 까지 ~끝~! 낼 뵈요~~*^*^*~~
Good News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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