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2022년02월15일)
오늘의 묵상(2022년02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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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마르코 8,14-21입니다.
복음 말씀을 읽어보셨나요?
헷갈리시죠?
저도 처음에는 많이 헷갈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주
“하느님의 나라는 누룩과 같다.”고 하시면서
누룩을 긍정적으로 말씀하셨던 것과는 달리,
오늘 복음에서는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시면서
누룩을 부정적인 요소로 말씀하시니 말입니다.
누룩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시지요.
빵을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 발효제,
우리 나라에서는 막걸리 담글 때
필수 재료이기도 하니까요.
누룩의 발효 기능은 하느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나가는 비유에 긍정적으로
인용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유다인들의 속담은
많이 다른 면이 있더군요.
당시 유다인들은 빵을 만들 때마다
다음에 빵을 만들 발효제를 마련하려고
밀가루 반죽을 따로 떼어 놓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반죽에 누룩곰팡이가 피어
부패하면 발효제로 사용하였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전통적으로 이 누룩을
인간성 부패의 전형적인 예로
비유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 유다인들의
부패 요소를 꼬집어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종교적 위선’을
누룩으로 지적하신 것입니다.
즉, 누룩이 술의 원료로, 반죽을 부풀게 하듯이
‘위선’도 마음에 담아 두면
그렇게 부풀어진다는 말씀 아닐까요?
그러니 신앙생활을 진심으로 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살다 보면 털어내 버리지 못하고
마음에 꼭꼭 담아 둠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괴롭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미 ‘지나간 것’인데도 다시 끌어안고
놓지를 못하지요.
제가 그렇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분통이 터지고 울화가 치미는데,
정작 해결할 다른 방안이 없으므로
그냥 훌훌 털어버리고 잊으면 좋으련만
그것을 못하고 있으니..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지요.
다리를 쪼그리고 잠자던 상대는
벌써 옛날에 잊어버리고
두 다리 쭉 펴고 잠을 잘 터인데
나는 잊지 못하고 쪼그리며 잡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이제 잊혀진 것 같은데
갑자기 불쑥 기억이 피어 오릅니다.
마음속의 누룩이 부풀어진 것이겠지요.
교우분들에게 노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교우들끼리 주고받은 상처거나
성직자에게서 받았던 아픔 때문에
교회를 떠나거나 쉬고 있는 분들..
그런 분들은 대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분들입니다.
대충 하는 분들은 상처 받을 일도 없지요.
열심히 활동하던 중에 느낀 실망이나
조직 안에서의 좌절감..
장애의 큰 누룩이 되겠지요.
자신 안에서 이것을 이해하고 제거하려 애쓸 때
‘참 믿음’은 시작된다고 하니
저와 같이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시어 고난 받고
죽음을 당하신 그 분을 생각하면
그까짓 것 아무 것도 아닐 텐데.. 하면서요.
누구에게나 자기가 모르는 마음이 있다고 하지요.
그 마음에 은총이 머무르게 기도합시다.
기도로 끝날 것이 아니라
사랑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미워하지 말고 잊어버리자고요,
그래서 주님의 빛이 햇볕처럼
스며들게 빈틈을 만들어 보자고요
그러기 위해 잠자리에 들어서라도
선하고 착한 생각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