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2021년12월05일)
오늘의 묵상(2021년12월05일)
12월이 되었네, 했더니
벌써 한 주간이 후딱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제 제 큰 딸아이, 박보영 루시아의
생일잔치를 했습니다.
“큰 딸, 너 이제 몇 살이니?”
물어보고 나서 깜짝 놀랬습니다.
세상에나, 딸의 나이를 묻는 아버지라니..
1984년 12월 두 번째 주일 날
서울 고대 구로병원에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 아이와 첫 대면을 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습니다.
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 모성설’
아침의 검푸르고 윤기 흐르던 머리카락이
저녁이면 흰 눈이 덮인 듯 하얗다
시선 李白의 시구에서 나왔다는 이 말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그렇군요.
언젠가부터 희끗희끗 귀밑 머리를 감추더니
이제는 감히 엄두도 못 내고 염색을 합니다.
떠나는 분들을 위해 봉사를 했는데
얼마 안 있어 그 봉사를 내가 받아야 하겠구나..
갑자기 처량한 마음이 듭니다.
어제는 교구청에서 본당회장단,
교구단체회장단의 연수교육이 있었습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주교님을 모델로 (? ㅎㅎ)
연령회 연합회 총무님이자
은행동 본당 전임 연령회장님이신
양동엽 데레사 자매님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사실은 어제 교구청에서 들은
김일회 사무처장 신부님 강론이
너무도 마음에 와 닿아
그 말씀을 드리려 했었는데.
갑자기 심란해져서..
아니, 사실은 정리를 할 시간이 모자라서
다음 기회에 하겠습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오늘 복음의 화두입니다.
대림 제2주일이며 인권주일인 오늘,
독서와 복음의 핵심은 회개와 구원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기에
우리는 회개하고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골짜기는 메우고, 높은 산을 깎고,
굽은 길은 고르게 하여
주님께서 오시는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사람이 되어 오셨으나.
사람들은 인간이 되신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오셔서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대림 환의 두 번째 촛불이 밝혀진 오늘
우리는 루카 3,1-6의 복음의 주제인
회개에 대하여 묵상합니다.
회개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회개를 뉘우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요?
오히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본질에 가깝지 않을까요?
뉘우침은 새 출발을 위한 행동일 뿐이고
다시 시작하고자 아파하는 것이지,
그 아픔이 자신을 괴롭히게 만든다면
그것은 회개의 원래 의미가 아닐 것 같습니다.
내가 써놓고도 애매하게 들립니다.
다시 말하자면 회개란
뉘우침만을 붙들고 온통 그쪽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회개란 새 출발을 위한 ‘성찰’이며
다시 시작하기 위한 ‘반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소홀히 하였기에,
열심히 회개했지만
새 출발을 이루지 못한 것 아닐까요?
얼마 전에 반만년 전쟁의 역사 속에서 살아온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
이와 같이 세상이 불안하면
사람들은 돈과 물질에 집착하게 될 것입니다.
믿을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어느새 늙어버린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나 역시 이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주님의 힘’이 물질의 힘보다 강하다고
굳게 믿고 말할 수 있어야 할 터인데요..
‘사랑의 힘’이 돈의 위력보다 더 세다고
굳게 믿고 고백해야 할 터인데요..
이것이 회개의 실천일 터인데요..
믿음과 신뢰의 구축은 언제나
‘내 쪽’에서 시작된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이 먼저 믿고 베풀면,
결국은 사람 사이의 사랑을 낳게 하고
애정이 만들어져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애정은 신뢰를 수반하게 되지요.
‘주님의 힘’을 믿을 때 비로서
주님께서 보호해 주심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그대는 노하거나 슬퍼하지 마라..
중, 고등학생 때 뜻도 모르고
자주 되 내이던 푸쉬킨의 시가 생각 나
웃음을 짓게 만드네요..
아무튼 ‘세상이 속이고’ 거짓말하더라도
우리는 신뢰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맙시다.
그것이 신앙인의 용기 아니겠습니까?
복된 대림 제2주일인 오늘,
주님의 힘을 믿고 베풀어,
사랑을 싹트고 낳게 하여,
신뢰로 믿음을 보증하는 세상이 오도록
미약하나마 일조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가온이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께
양태인 회장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
찬미예수님.
많은 분들의 기도에 가온이가 무사히
5차 항암치료를 마쳤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항암치료 후
종양크기를 검사 해보고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수술 후 일정기간 다시
항암치료를 한다고 하네요.
요즘 입맛도 잃고
머리카락이 너무 빠져
우울해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이겨낼 겁니다.
감사 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계속 많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