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2021년09월29일)
오늘의 묵상(2021년09월29일)
聖 김 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오늘은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입니다.
어릴 때 꿈에서 보던 천사들은
모두 날개가 달린 아름다운 여인이거나
귀여운 아기들이었는데,
성경을 읽어보면 오히려 남성인 것 같지요?
천사는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영적 존재들이라고 합니다.
성경에서는 많은 천사들이 등장하지만,
교회에서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천사 외에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감각적인 존재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초감각적인 존재,
곧 영적 존재들도 창조하셨습니다.
성경에서는 이 존재들이 주로 하느님의 심부름을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천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성경은 자주 천사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성경에 나오는 천사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에게
관심을 쏟고 계시다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랍니다.
여기서 잠깐 대천사들에 대해 알아볼게요.
1. 미카엘 대천사는 '누가 하느님과 같으냐'는 뜻이며
주로 천상 군대의 장수, 악에 대한 수호자,
임종자의 수호자로 등장합니다.
2.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영웅'이란 뜻으로
즈카르야와 마리아에게 각각 탄생을 알린
하느님의 사자라고 합니다..
1951년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텔레커뮤니케이션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호자로 선포되었습니다.
3. 라파엘은 '하느님이 낫게 하신다'는 뜻으로
맹인들의 수호천사로 큰 공경을 받고 있고
여행자의 수호자입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 1, 47-51입니다.
주님께서는 나타나엘을 보시고
참된 이스라엘 사람, 거짓이 없는
진실한 사람이라고 칭찬하십니다.
그런 나타나엘은 주님을 뵙고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라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거짓이 없는 사람은
죄가 없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자기 죄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나타나엘이 바로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사람에게
당신 나라의 모습을 보여 주시고 초대하십니다.
나타나엘은 놀랍니다.
자신의 지난날을 아신다는 말씀에 놀랍니다.
스승님께서는 ‘더 놀라운’ 일을 볼 것이라 하십니다.
'하늘이 열리고 주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모습'입니다.
미구에 닥칠 종말을 표현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사는 영원히 살아남을 존재이고
‘천사의 행동’ 역시 영원히 기억될 행위입니다.
어느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천사의 행동’입니다.
한순간 감동을 주었더라도 ‘순간의 천사’입니다.
지금도 감동을 주고 있다면 ‘영원한 천사’입니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천사의 역할을 한 사람을
주님께서는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며.
마지막 순간에는 ‘진짜 천사들’이
그를 찾아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또 다른 형태의 많은 천사들이 있었으며,
지금도 있고, 앞으로 또 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의 한 친구는 20여년간 특별한 일이 없는한
영등포 요셉 병원에서 노력봉사를 했습니다.
환자들의 병원복이며, 이불 빨래를 했지요.
그 친구가 요셉 병원의 창시자인
선우경식 요셉 원장을 꼭 천사님이라고 부릅니다.
"가난한 환자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입니다."
선우경식 요셉 원장의 좌우명이랍니다.
뜻있는 후원인들과 함께 1987년 8월 29일
서울 신림동에서 요셉의원을 창립한 그분은
2008년 4월 선종하기 전까지 21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병원공동체를 이끌어 왔습니다.
무료병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당연히
초기부터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겠지요.
“무료 병원을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겠나?
3개월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듣기도 했으나
그분은 이런 어려움을 굳은 의지와 신앙으로 극복하고
모범적인 무료 자선병원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선우 요셉 원장은 1980년대 초 신림동 달동네의
무료 주말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때 주말진료의 한계를 절감하고
상설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느껴
당시 뜻을 같이 하는 선교사, 사회사업가,
자원봉사자들과 힘을 합해 병원을 개원하고
원장으로 추대되었답니다.
선우요셉 원장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병을 치료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삶 전체에 연민과 책임을 느꼈습니다.
배를 곯는 환자에게 ‘약보다는 밥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직접 병원에서 밥을 지어 나누었고,
이 같은 선우원장의 뜻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실시하는 식사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선종하기 2년 전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준비된 사람’에게 병원을 물려주고
자신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활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가난한 이들의 자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매스컴들은 말합니다.
‘예수의 작은 형제회’ 재속회원으로
20여년을 조용히 활동해 온 그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무료진료에 헌신하다
2008년 4월 18일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선우 원장의 선종 후
정부에서는 그 공로를 기려 2008년 6월 12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추서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주장하고 싶어요.
“주님께서는 당신의 천사들을 통하여,
또한 선우요셉 원장과 같은 현세의 천사들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알리시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끄신다” 고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천사들을 통하여 어떤 영적이고
신비한 체험을 기대하기를 바라시는 것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우리를 마지막 날까지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배려이며, 자비로우신 마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