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 공지

오늘의 묵상(2021년09월07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9. 6. 21:00

오늘의 묵상(2021년09월07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세례를 받았던 날,

견진을 받았던 날,

꾸르실료 교육을 받으면서,

그리고 몇 번의 피정 중에..

제 인생을 살아오면서 눈물을 흘리며

주님께 용서와 사랑에 감사 드리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의 눈물 속에는

다시는 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불태웠던 것도 사실인데

글쎄요...

 

작심삼일은 아니더라도

얼마 가지 않아 흐지부지 되고 만

수많은 경험들이 있습니다.

 

 

묵시록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네가 그렇게 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으면,

내가 가서 네 등잔대를

그 자리에서 치워 버리겠다”(2,4-5).

이 글을 보시는 당신도

세례 때나, 아니면 삶의 특별한 순간에

눈물로 주님께 첫 사랑을 고백한 적이

틀림없이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새롭게 나서 이제 다시는

죄에 떨어지지 않고

하느님께만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그렇지요?

 

 

그런데 누구나 한번쯤 탕자인 작은아들처럼

자신을 휘감는 유혹 속에

추락하는 경험을 했을 수 있습니다.

 

한참을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첫 마음의 자신에서 너무나 멀어진

자신을 발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밤새 깊이 기도하시면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은 큰 일을 앞두고는

반드시 싶은 기도를 드리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변덕스럽고

나약한 것이 사람임을 잘 아시기에,

깊은 기도 속에서

제자들을 부르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그들이 감당해야 할 미래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선택 받은 자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라 나섰을 것입니다.

우리를 부르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우리도

부름을 받았습니다.

 

신앙인으로, 교회의 봉사자로,

우리 삶 깊은 곳에서

운명처럼 부름을 받았습니다.

 

 

사제 서품식 때 주교님이

서품받을 당사자의 이름을 부르면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며

앞으로 나가는 새 사제 지망자의

모습이 무척 보기가 좋습니다.

 

그러나 사제 성소가 아닌

평신도 성소(聖召)의 완성은

미래의 새로운 모습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사랑을 고백하며 주님을 따르겠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다짐했던

그 ‘첫 마음’을 찾아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