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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1년07월18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7. 17. 23:32

오늘의 묵상(2021년07월18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한국 교회는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날 교회는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면서 도시와 농촌이 한마음으로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맞갖게 살도록 이끕니다.

각 교구에서는 농민 주일에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하여 농업과 농민의 소중함과

창조 질서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말을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조선 건국의 설계자이자 총수였던 정도전은

개국 일등 공신이 되어

농자천하지대본’의 기치를 세웠다고 합니다.

 

부자들은 땅을 넓게 가졌어도

빈자들은 송곳을 꽂을 땅도 없어 

소작 신세가 뻔하며,

지주들은 소출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는 것이

고려의 현실’이었는데

이를 개혁시키기 위해서는 농본주의로

혁신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보면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천하의 근본인 농민들이

배불리 먹고 살 수 있었던 적이 있었나요?

농민들은 늘 수탈의 대상이었고

그들은 늘 수고하고 허기진 삶을 살지 않았나요?

 

 

가톨릭 농민회 활동으로 농민들의 권익을 찾는

운동이 벌어지자 결과는 정부의 혹독한 탄압이었습니다.

제가 잘 아는 안동교구의 정호영 신부님(선종)도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 내용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제정한 농민의 날은

그 의미가 크다고 여겨집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 6,30-24 말씀입니다.

사도들은 자신들의 사명을 마친 뒤 돌아와

그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행하고 가르친 일을 보고합니다.

 

사도들은 사람들을 가르쳤고

병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아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분명 지쳐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친 그들에게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라고 말씀하십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만

동료직원 하나는 휴일인데도

쉬지 않고 출근을 합니다.

휴일을 반납할 정도로 급한 일인가

확인을 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 사람도 밑에 직원이 있기에

마침 황금 연휴를 앞 둔 어느 날

(당시 황금 연휴라야 토요일이나 월요일이

국경일인 경우라서 이틀 쉬는 거지만..)

그를 불러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네.. 이번 연휴에 또 출근하여야 하나?”

 

예, 무엇도 해야 하고 무엇도 해야 합니다.

다른 부서에 자료를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럼 직원들에게 맡기면 되지 않겠나?”

 

안 됩니다. 그들은 아직 미숙해서 어렵습니다.”

 

그런가? 그 할 일을 가져와 보게.”

 

대충 할 일을 확인해 보니 그리 급하지도 않고

중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야기했지요.

자네 이번 연휴에는 출근하지 말게.

이건 부서장으로서의 명령이네.

그 대신 내가 자네 부하직원에게 지시해서

일을 처리하도록 할테니

부인과 아이들과 여행이라도 다녀 오게.”

 

저는 그의 부하직원에게도 일을 지시하지 않았고

약속을 했다는 관련 부서장에게

이틀 정도 뒤에 처리해주마 이야기만 했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돌아온 그에게 말했습니다.

 

"자네가 연휴를 쉬어도 회사는 돌아가네.

물론 회사에 충성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가 자네가 쓰러지면

자네와 자네 가족은 물론, 회사도 큰 손실이 되네

자기에게 충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네.”

 

그후 그 사람의 휴일 출근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저 잘했지요?

 

그런데 정작 저는 그 사람보다 더했답니다.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월 화 수 목 금 금 금.

그리고 매일 야근..

오죽하면 제 딸아이들이 낯을 가렸을까요?

 

 

이런,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렀습니다.

아무튼 일을 하다 보면 책임감 때문에

쉴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영혼에는

소홀해지게 됩니다.

 

과중한 업무는 불평불만으로 이어지고

결국 내적인 공허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바로 이때가 주님 안에서

휴식을 취할 시간입니다.

쉬는 것과 노는 것은 다릅니다.

 

우리가 주일에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는 것,

그리고 때때로 피정을 하는 것은

일상의 일을 접고 주님 안에서

편히 쉬는 것입니다.

휴식으로 영적인 힘을 얻어야

일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이 제자였던 어느 교황에게

이렇게 조언했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누구에겐들 잘할 수 있겠습니까?

너 자신에게 베풀라.’는 말을

잘 생각해 보십시오.”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고 희생하려면

자신의 영혼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주일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미사도 참석할 수 없습니다.

저희 본당은 주임 신부님의 배려로

성당에 가면 영성체는 모실 수 있습니다.

 

오늘 날씨도 무더운 날 하루

집에서 에어컨 켜놓고, 선풍기 틀어 놓고

시원한 음료수 마시면서

성경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묵상을 하면서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시면 어떨까요?

 

아니면, 날씨는 덥지만

배낭 안에 꽁꽁 얼린 물병 두어개 넣고

묵주 들고, 저와 산행을 하며

묵주 기도 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