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2021년07월14일)
오늘의 묵상(2021년07월14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오늘의 복음 말씀,
마태오 복음 11장 25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 드립니다.”
“여기서 말하는 철부지들이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요?”
예수님의 일거수 일투족에 반대하고
시비를 걸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애써온 찰면피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있으니
"슬기롭고 똑똑한 사람들은
율법을 알고 지키는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이고,
가난하고 무식한 사람들은
율법도 알지도 못하고
지키지도 못하는 무리들이 아닐까요?"
하고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철부지 중의 철부지는
과연 누구일까요?
이건 답하는 게 조금 어렵겠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제자들이 파견되어 나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싱글벙글 기뻐하는 표정으로
돌아왔을 것 같습니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없이
빈 몸으로 파견되었지만,
제자들은 주님의 능력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들을 복종시켰기 때문일 것입니다.
철부지 같았던 제자들을 현장으로 파견하시면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다.”
하고 걱정하셨지만,
이제 그들이 아무 탈 없이 사명을 마치고
돌아오자 예수님께서는 기쁨에 넘쳐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셨을 것 같습니다.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 드립니다.” 하고요.
.
철부지처럼 주님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지만,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을 드러냅니다.
그들은 말할 때마다
“주님께서 하셨다.”라는 말 대신에,
“내가”라는 말을 자주 하며
틈만 나면 자신을 내세웁니다.
어쩌면 저와 똑 같을까요?
‘내가 복음’을 아십니까?
어느 신부님이 해주신 말씀인데
“하느님께서 라는 말 대신에
내가” 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성경』에는
4복음서는 없고 오로지 자신이 만든
제5복음서만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내가 복음’이랍니다.
우리가 언제나 조심해야 할 것은
이렇게 자신의 ‘덫’에 걸려드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이
‘내’ 일을 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그럴 때 주님께서는 그곳에 안 계시고
오로지 나만 남게 됩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지만 기쁨이 없고
공허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일을 하면서도
기쁨이 없다면,
스스로 주님의 일을 하는지 내 일을 하는지
정직하게 물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질문 드렸던
철부지 중의 철부지는?
그렇습니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철부지입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제일 철부지이십니다.
오천 명을 먹이셨을 때에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임금으로 모시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철없게도 거부하셨고,
‘내가 곧 살아 있는 빵이다. 나를 먹어라.’ 하는
이상한 말씀으로 그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드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분께서는 죄가 없음에도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십자가에서 헤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이 얼마나 바보 같고 철없는 행동입니까?
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업 수단인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프란치스코 성인도 한평생 거지처럼 살았고,
마더 데레사도 거지를 위해 살았고
그리고 지금도 많은 젊은이가 가정을 뒤로한 채
수도원으로, 신학교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이는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참으로 철없는 행동을 하였고
또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신비는
철없는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 철없는 행동의 기준은
세상의 지혜가 아니라
복음의 진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신비를
알게 하는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