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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1년06월16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6. 15. 23:45

오늘의 묵상(2021년06월16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제 행동거지는 바로

바리사이의 표본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늘 어떤 단체의

장(長)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다른 분들의 주목을 받았고

제가 속해있던 단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이룬 성과를

마치 내가 모두 이룬 것처럼 혼자

축하를 받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우리 은행동 본당만 해도

성별과 나이를 떠나 제가 존경하는 분들,

제 묵상글에도 반복하여 언급된 분들이 계시는데

 

 이번에 부군을 하느님께 보낸 효임 골롬바와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현재 총구역장이자 울뜨레아 간사님,

전임 울뜨레아 간사님,

연령회장님, 성모회장님,

아, 그리고 전례분과장님 같은 분들..

 

우리 본당 안에서만도 이렇게 많으신 분들이

늘 음지에서 묵묵히 사도직 소임과 봉사를

실천하고 계시며 언제든 필요한 자리를

말없이 채우고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다른 본당에도 계실 것이고

다른 교구, 다른 나라에도 많이 계셔서

아직도 인류가 소돔의 재앙을

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요?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앞에 열거한 분들과 같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참된 의로움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우선 당시에 신앙의 실천으로

가장 높이 평가되던 자선, 기도,

그리고 단식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이 덕목들도 올바른 정신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그것을 자신에게 맡겨 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거기에는 나의 노력과 희생과

모든 것이 투자된 것이 사실이어서

사실 엄청 아깝게 느껴지겠지요.

 

그렇게 어렵게 모은 재산이

하느님께서 맡겨 두신 것이라는 의미는,

나의 노력 위에 하느님의 허락이 더해져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재산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자기 재산을 쓸 때도

하느님의 뜻을 생각해야 합니다.

 

서양의 유명한 자산가들 거의가

유산을 자식들에게 남기지 않고

자선과 기부를 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재산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것이라는

2000년을 지속되어 온 가톨릭적

크리스챤 정신이 계승되어 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부자에 대한 반감이

동양권에 비해 별로 없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고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주시하십니다.

바로 저 같은 사람이겠지요.

그러고는 올바른 길을 제시하십니다.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사랑을 베풀 때는 아무도 모르게,

그리고 자신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실천해야 하느님을 위한 선행이라는 말씀입니다.

 

한마디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나 단식을 할 때의

마음 자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칭찬을 바라거나 은인이라는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가장 은밀한 속까지

 꿰뚫어 보시는 분이며,

그렇게 우리를 평가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우리의 자선이나 기도가

마치 사람들에게 보이려는 위선처럼 여겨져서

위축되거나, 하려던 것을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또 믿고 있습니다.

레지오 주회 때 활동보고를 하는 것은

남 모르게 선행을 해야만 한다고

남이 알 수 있는 선행 자체를 하지 않는 것 보다

남에게 드러나건 드러나지 않건 선행을 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보고 계시고 알고 계신 주님께,

우리의 부족함을 내어 놓고 도우심을 빌며,

또 용감히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하루가 됩시다.

 

 

그동안 묵상글이 많이 어두웠습니다.

오늘은 잠시 분위기를 바꾸어

살아있는 우리들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별이 된 그대' 라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나요?

 

사람이 죽으면 하늘의 별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작은 빛이 된단다..

어릴 적에 저의 어머니가 들려주신

옛날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에 사별가족을 위한 모임에서 만난

남편과 사별한 어느 자매님들과의 

대화가 생각났어요.

 

이토록 빨리 가버릴 줄 알았다면

좀 더 행복하게 살았을 것..”

이렇게 일찍 갈 줄 알았다면

돈 한푼 쓰는 데 벌벌 떨지 말고

더 충분히 즐길 걸 그랬어요”

그래서 나 혼자라도

 “이제 하고 싶은 건 미루지 않고

당장 하려고 합니다

또 다른 자매님은

“남편이 남긴 메모를 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할 필요 없는 고민의 흔적들이었습니다.

그렇게 떠날 줄 알았더라면

쓸데없는 고민을 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진 않았을 거에요”

 

그분들의 말을 종합해서 정리해 보면

우리에겐 시간도, 통장 잔고도 있었는데,

가지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느라

가진 것들을 놓쳐버렸습니다”

 

“남편도 나도 부족함 많은 사람이지만,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더 누리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결국 함께 있음을 소중히 여기고

더 행복하게 누리라는 게

이분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부부와 가족이 서로 숨을 쉬며 살아 있을 때는

위의 자매님들의 말씀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부부간에 속상한 일이 있어

보기 싫거나 미워지면

어제 말씀 드린 벽제의 추모관에 가서

글들을 읽어보고 오십시오.

 

그리고 부부의 마지막 날까지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