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2021년06월01일)
오늘의 묵상(2021년06월01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되기 한 해 전인
1987년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서울대 법대생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하지만
전두환 정권은 은폐를 하려 합니다.
용기있는 천주교 사제들에 의하여
고문폭행에 의한 치사 사건으로 밝혀지고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집니다.
이후로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대통령직선제를 바라는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지고..
정권 유지에 불안을 느낀 전두환 일당은
호헌을 주장하며 정권연장을 노립니다.
민주화 최후의 보루는 명동성당이었고
학생들은 밀리고 밀려 명동성당으로
후퇴를 했고 경찰은 성당을 포위했지요.
곧 명동 성당으로 처들어올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곳 명동성당은
거인 김수환 추기경님이 버티고 계셨습니다.
전두환도 감히 추기경님에 대항할 수는 없었지요.
오늘 복음 묵상을 하다가 갑자기
명동성당과 김수환 추기경님이 떠올랐습니다.
젊은 와이셔츠들, 즉 학생들이 아닌
회사원들이 시위에 가담하기 시작하자
권력자들은 더더욱 불안을 느꼈겠지요.
기업 경영진들이나 제 상급자들은
거리로 나서려는 저희들에게 말합니다.
“너희들이 거기에 간다고 세상이 달라지냐?
정권 잡으면 다 그놈이 그놈들이야.
국으로 일이나 해”
(그 말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놈이나 그놈이나 다 같다는 거…
지금 청와대나 국회에서 하는 꼴들이란..)
그러나 저희는 그렇게는 못했습니다.
경찰에 쫓기는 학생들을 회사로 들어오게 하고
오전근무가 끝나는 토요일이나
주일날에는 학생들과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저는 모 본당 청소년분과를 맡고 있었는데
그 본당 청년들이 가톨릭 청년회 (일명 가청)에
가입한 친구들이 많고 강성이었습니다.
새벽에 집에 찾아와 문을 두드리기도 하면
당시 둘째를 임신 중이었던 마님이
라면을 한 양동이씩 끓여 먹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현재 미얀마의 그것과 똑 같고
예수님 시대에 로마의 지배 하에 있던
유대인들의 독립열망과도 같다고 볼 수 있겠지요.
오늘 복음을 보면, 이런 상황에서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은
예수님께, 또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한지 물어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하고 대답하십니다.
이 말씀은, 정치 문제는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신앙 문제는 종교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간혹 사람들은 천주교가 왜 정치에 관여하는가
불만을 가지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행간의 뜻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데나리온 한 닢을 보시며
사람들에게 물으십니다.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사람들은 대답하였습니다.
이 대답이 과연 맞는 것이었을까요?
황제는 누가 창조하였습니까?
황제에게 생명을 준 이는 누구입니까?
세상의 모든 것을 관장하시는 하느님이신데
하느님의 것이 아닌 황제만의 것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없습니다. 황제의 것 또한 하느님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질문을 통하여
이 세상에 하느님께 속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시려는 것 아닐까요?
최근 우리 교회는 사회 교리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많은 사람이
교회가 사회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은 틀린 생각이라고 주장합니다.
부조리, 불평등, 억압, 폭력, 인권 유린 등
수많은 문제 가운데 하느님께서
마음 쓰지 않으시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든 것이 주님께 속한 것이라면,
그 모든 문제가 주님의 뜻에 따라 해결되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
그것이 바로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수행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6월의 첫날입니다.
새달에도 병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기억하며 기도하겠습니다.
주님의 위로를 빕니다.
우리가 지금 겪는 일시적이고 가벼운 환난이
그지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마련해 줍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가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합니다.
2코린 4,17-18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겁내지 마라.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
내 의로운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리라.
이사야 41,10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또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좋은 희망을 주신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2테살 2,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