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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1년05월05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5. 4. 23:57

오늘의 묵상(2021년05월05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요즈음은 제철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여름에나 먹던 토마토를

저는 요즘 참 자주 먹습니다.

 

TV에서 나이 든 남자들의

전립선으로 인한 질병 예방에

토마토가 좋다는 방송을 해서인지

요즘 마님이 자주 토마토를 먹으라고 권합니다.

 

실비아 마님, 고맙습니다.

백수 남편을 잘 챙겨주어서..

ㅎㅎ

 

토마토를 먹으면서

오늘 복음 말씀이 생각 났습니다.

 

토마토 씨는 작고 보잘것없습니다.

그런데 그 씨 자체가 토마토라고 믿으면

그건 믿음이 아니라 ‘망상’이 아닐까요?

 

씨를 심고 잘 가꾸면

토마토가 열리는 튼실한 줄기로

성장하리라고 희망하는 것이

바로 믿음일 것입니다.

 

믿으면 믿는 것을 성취하려는

노력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이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이시고

우리는 가지입니다.

그분에게 행복하게 머무를 때 열매를 맺으며

이때 우리가 바라는 것을 청하면

다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열매가 영그는 동안

인내심 있게 그분께 머물며

열매를 가꾸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아기는 부모를 믿고 발을 떼면서 걷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걸을 수는 없습니다.

부모를 신뢰할 때 두 발로 걷기 위한

노력이 시작됩니다.

 

믿음은 이렇게 작은 변화로 이어집니다.

내가 예수님께 붙어 있어

조금씩 열매를 맺어 가듯

변화를 이루어 간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하루가 어제와 변한 것이 없다면,

나는 그리스도께 붙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날마다 성장하고 성숙해 나가야 합니다.

신앙인이라고 하면서 일 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도 시간이나 성경을 읽는

시간이나 태도에 전혀 변화가 없다면,

자신의 믿음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나를 노력하게 만드는 것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참 믿음은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일 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고,

한 달을, 일주일을, 그리고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 주어

명확한 변화가 일어나게 합니다.

 

(2021.05.05 미사 중)

 

 

인천교구 연령회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선종봉사자 지침교육 때

호스피스와 관련된 장에서

강의하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암같은 불치의 병이 걸렸을 때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엘리자베스 로스 박사의

죽어가는 과정의 이해라고 부릅니다.

 

1단계 부정.

불치병 선고를 받았을 때

아니야, 믿을 수 없어, 오진일 거야.. 하며

이 병원, 저 병원, 명의가 있다는 병원들을

찾아 다니며 검사를 받고 또 받고..

믿고 싶지 않고 믿을 수도 없는

그런 부정(否定)의 단계입니다.

 

2단계 분노

어떤 병원에 가서 검진을 되풀이 받아도

마찬가지의 진단을 받고 나면

내가 왜 이 병에 걸려야 해?

나는 오직 가족만을 위해서 살아왔는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왔는데

왜 내가 이 병에 걸려야 해?

화가 나고, 신을 원망하는 단계가 됩니다.

 

3단계 타협

하느님, 부처님, 알라님,

저는 조금 더 살아야 합니다.

아직 아이들도 어리고 할 일도 많습니다.

제 병을 낫게 해주시면

재산의 반을 떼어 기부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교회, 절, 사원에 봉헌하고

착하고 정직하게 살겠습니다.

이럴 때 사기꾼들은 교묘하게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떼돈을 벌기도 하지요.

 

 4단계 우울증

그러나 병세는 점점 심해지고

자기가 믿는 신도 응답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 자포자기가 되어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게 됩니다.

심지어는 이런 고통 속에 사느니

죽는 게 낫다는 생각에 빠집니다.

어떤 이는 술에 젖어 살기도 하고

가족도 어린 아이들도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존재로

여기기도 합니다.

 

5단계 받아들임.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떤 발버둥도 소용이 없게 되자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지요.

순응..

여기까지입니다.

 

물론 어떤 이는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천주교 신자라면

또 다른 단계가 남아있습니다.

교우가 아니라면 5단계가 끝이지만 말입니다.

 

 

6단계 소망.

천주교 신자들만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희망의 단계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의탁하여

이제 곧 먼저 돌아가신 부모님도 만나고

사랑했던 사람도 만나고

그렇게 평화의 세상에서 지내며

이 세상에 남아있을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며 지내다 보면

이윽고 그들과 재회하여

행복한 천상영복을 우리게 될 것이라는

확실한 소망과 희망을 가지며

마지막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가톨릭 교회가 위대한 것이며

가톨릭 신자인 우리가 행복한 것입니다.

 

옆에 누워있는 그 사람에게

이 희망의 진리를 쉬지 않고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보, 당신, 엄마, 아빠, 아들 딸아..

우리는 잠시 헤어질 뿐. .

 

사랑의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수난 받고 돌아가심으로 죄를 용서 받았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영원한

삶이 있음을 보여주셨으며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심에 의해

우리는 곧 다시 만나 행복할 것이므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