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명
세례 성사 때 세례명을 정하는 이유와
수호성인께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
얼마 전에 어느 여학생이 불평을 하네요.
유아세례를 받은 학생인데
세례명이 영 어감이 안 좋고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힘들다고 하시며
수산나, 로즈마리, 크리스티나,
플로렌시아, 크레센시아..
이런 세례명이 가진 친구들이 너무 부럽다고..
아직 어린 마음에
예쁘게 들리는 세례명이 좋겠다는
그 학생의 말에 동감이 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 학생 부모님께서 유아세례 때
잊어먹지 말라고
생일 날이 축일인 성녀를 정하셨나 봅니다.
저는 생일은 정월 초 닷새 인데
축일은 11월23일입니다.
세례 받을 때 신부님이 주신 성인집을 읽고
그 중에서 골랐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솔직이 이야기하자면
저도 발음이 쉬운 세례명을 골랐다고
부인하지는 못합니다.
라틴어로는 끌레멘스,
영어로는 클레멘스
노래에 나오는 클레멘타인도 같은 이름이지요.
오늘은 세례와 세례명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옛 근동지방에서는 새 직책을 부여할 때에
이름을 바꿈으로써 새롭게
시작되는 삶의 의미를 새기도록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람과 아내 사라이에게
아브라함과 사라라는 새 이름을 주시며
당신의 뜻을 살아가도록 독려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요한의 아들 시몬에게
교회의 반석이 되는 영예를 부여하실 때
베드로라는 새 이름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교회는 교황이 선출될 때,
그리고 수도자의 허원식에서
새 이름을 부여하며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세례를 받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새 인간으로 거듭난다는 의미에서
세례명을 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례명은 수호성인의 삶에 비추어
지혜롭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징표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어
‘하느님의 것’으로 분류되었다는
언약의 표지이기도 합니다.
주보성인은 우리들이 튼튼한 믿음으로
건강한 신앙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 ‘내편’이니
주님께서 원하는 삶을 살도록
매사에 응원을 청하면 좋습니다.
수호성인께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유혹과 시련 중에
주님의 뜻을 택하도록 보호를 요청해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성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하느님께 ‘함께 간구해주는’
전구에 그친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합시다.
살가운 성인의 전구로써
주님을 ‘더 많이’ 사랑하는 축복을 체험하기 바랍니다.
참고로
현재 잘 못 불려지거나 잘 못 쓰이는
세례명과 바른 표기를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는 똑바로 부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