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인생은 보람을 먹고산다

주님의 착한 종 2008. 6. 11. 11:36

    인생은 보람을 먹고산다/유만선
    사람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살집이 있다면 행복하고 편안히 살 수 있을 것으로 여길지 모르겠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적어도 인간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삶의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그 기쁨이란 순간적인 것이 아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음 깊숙한 데서 오래도록 메아리칠 수 있는 그런 기쁨이 아니면 안됩니다. 기쁨이 우러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보람입니다. 인간은 이 보람이 있어야만 사는 재미가 나고 사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보람이 없이는 인간에게 행복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고로 인간이 살기 위하여 하루 세 끼의 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행복하기 위해선 날마다 보람을 먹지 않으면 안됩니다. 인간이 섭취하는 음식물이 물질적인 필수품이라면 인간이 느끼는 보람은 정신적인 필수 영양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 없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보람을 느낄 때 기쁨이 샘솟습니다. 보람을 느낄 수 있기 위해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유익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러한 성질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에게 해를 끼치거나 남에게 괴로움을 끼치는 일에서는 보람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마음에 번민과 고통만 가중될 뿐입니다. 학생이라면 오늘 하루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여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넘어져 얼굴에 상처를 입고 울고 있는 아이를 일으켜 부모에게 연락하여 치료받게 했다면 선한 일을 했다는 생각에서 흐뭇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토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죽음의 집의 기록' 은 그가 20대에 사상문제로 투옥되어 옥고를 겪던 4년 간의 고통스러웠던 생활상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 기록 속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죄수들에게 매일 아주 고된 노역이 부과되는데 그것이 아무리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일일지라도 그 일 자체가 값있는 일이라면 능히 견디어 내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라면 비록 그 일이 단순한 노동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견디어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두 개의 물통을 준비해 놓은 다음 한 통에 물을 채우고 다른 한 통은 빈 채로 두고 지시하기를 저 통의 물을 이 통에 붓고 다음에 이 통의 물을 저 통에 다시 붓는 일을 되풀이하여 계속하도록 한다거나, 또는 절구에다 모래를 넣어서 하루 종일 찧게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이런 일은 사실 아이들도 능히 할 수 있는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일이긴 하지만 그 일이 인간에게 주는 정신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합니다. 즉 이러한 일을 반복해서 하게 한다면 대부분의 죄수들은 자살하거나 미쳐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일이 인간을 죽이거나 파멸시키게 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보람이란 우리 인간에게 하루도 없어서는 안될 귀한 영혼의 양식입니다. 이것을 매일 먹고 마시지 않고서는 살아나갈 의욕과 용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보람이야말로 사람다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때로는 감격을 맛보게 하며 살아야 할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란 보람을 먹고사는, 지·정·의의 동물이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 ★ 미사봉 말글샘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