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2007년 9월 11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1. 07:18

9 11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 둘을 뽑으셨다.

 

    루카 6 12-19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 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주었기 때문이다.

 

<이토록 저를 소중히 여기시는 주님>

 

밤새워 기도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몇 번 시도를 해보았지만, 늘 실패로 끝났습니다.

밤을 꼬박 샌다는 것, 그것도 기도하며 지샌다는 것,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철야기도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도 공생활 기간 동안 가끔 철야기도를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런 상황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녁 무렵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워가며 기도하십니다.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는 아주 자주, 시도 때도 없이

철야기도를 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순간들은 당신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절대 절명의 순간, 삶의 분수령이 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오늘 복음에서처럼 당신의 제자들을 뽑기 위해서,

철야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만큼 예수님께서는 제자 선발에 큰 중요성을 두신 것입니다.

 

제자들을 뽑기 위해 밤을 꼬박 지새우시며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충만한 감사의 정이 느껴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저를 위해서도 열렬히 기도해주실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내 성소, 비록 너무나 부족하고 부당해서 정말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토록 철저하게도 부족하지만

예수님께서 나를 소중히 여겨주시니 다시금 힘을 냅니다.

내가 이토록 나약하지만 예수님께서 기도해주시고 걱정해주시니

모든 것 그분께 맡기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수도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과 살아가면서

늘 느끼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다 따라가는

그 휘황찬란한 길, ‘때깔 나는’ 길을 뒤로 하고

너무나 가파른 언덕길,

어찌 보면 너무나 팍팍해서 짜증나고 숨 막히는 길을 선택하는

우리 어린 수도자들, 너무나 사랑스럽고 또 존경스럽습니다.

그들을 바라볼 때 마다 하느님의 현존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집니다.

 

예수님을 향한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진 어린 수도자들입니다. 저보다 세상의 때가 훨씬 덜 묻은 형제들입니다.

마치 산속 깊숙이 몰래 피어있는 들꽃 한 송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형제들입니다.

그들을 바라볼 때 마다 우리 가운데 활발히 활동하시는

성령의 움직임을 확인합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께서

우리 모든 수행자들과 모든 그리스도인의 신앙여정에 동행해주시기를,

그들을 축복해주시기를,

그들의 인생길을 환히 밝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21번 /  받아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