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루카 6장 6-11절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그곳에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가 일어나 서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고 나서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는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그렇게 하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그들은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서로 의논하였다.
<보다 자유롭게, 보다 당당하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이며, 얼마나 기분 좋은 말씀인지요.
손이 오그라들었다는 이유한 평생 외곽에만 서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한 평생 따돌림 당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인간세상의 주연은커녕 조연도 못 되는,
그래서 늘 무시당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중심에 서보지 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고 명령하십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우리와는 철저하게 다른
예수님의 사목방침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인간 취급도 못 받던 환자들,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어린 사람들을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목활동의 가장 중심에 두십니다.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생각할수록 기쁘고 감사한 말씀입니다.
바로 오늘 저 자신에게 던지시는 생명에로의 초대입니다.
살아도 제대로 살아있지 못하는 제게,
제가 제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지 못한 저를 향해
주님께서 다가오십니다.
황송하게도 제 손을 잡으십니다.
제 삶의 한 가운데로 저를 이끌고 가십니다.
저를 모든 속박에서 풀어주십니다.
다시 한 번 자유를 주십니다.
구원을 베푸십니다.
살아도 살아있지 못하는 아이들,
늘 외곽만 맴도는 아이들,
그래서 의기소침한 아이들,
눈치만 늘 대로 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그 아이들에게 예수님처럼 다가가고 싶습니다.
손을 잡아 자신들 삶의 중심으로 이끌고 싶습니다.
그리고 크게 외치고 싶습니다.
“아이들아, 일어나 가운데 서라.
그리고 힘차게 손을 뻗어라.
너희들은 세상의 중심이며 삶의 주역이다.”
“손을 뻗어라”는 예수님 말씀은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
마음이 오그라들 대로 오그라든
바로 오늘 나 자신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악의와 심술, 중상모략으로 가득 찬 바리사이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손이 오그라든 것, 사실 견디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오그라든 것은 큰 문제입니다.
미움과 증오, 용서하지 못함으로 인해 잔뜩 오그라든 우리의 마음이
예수님께서 던지시는 ‘손을 뻗어라.’는 한 말씀으로
말끔히 펴지길 기원합니다.
그래서 보다 자유롭고, 보다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하늘을 향한 마음 > 오 하느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때는 죄인이었음을 속삭이는 것. (0) | 2007.09.10 |
---|---|
나는 모르겠습니다 (0) | 2007.09.10 |
2007년 9월 7일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0) | 2007.09.07 |
2007년 9월 6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0) | 2007.09.06 |
얼굴 (0) | 2007.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