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2007년 9월 7일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07. 9. 7. 15:30

9 7일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루카 5 33-39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

 

그때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를 말씀하셨다. “아무도 새 옷에서 조각을

찢어내어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옷을 찢을 뿐만 아니라, 새 옷에서 찢어낸 조각이 헌 옷에 어울리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묵은 것이 좋다.’

말한다.”

 

 

<자연스러움에 대하여>

 

아주 가끔씩 무슨, 무슨 협의회나 위원회 등에서

간담회니 시상식이니 하는 명목으로 초대를 할 때가 있습니다.

관공서 체질이 아닌 저는 행사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런 행사 특유의

"왕썰렁"한 분위기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지독하게도 경직된 분위기,

틀에 박힌 가식적인 의례들,

그 뻣뻣함, 그 어색함이 너무도 싫어

가능하면 그런 장소를 피하곤 하지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여러 가지 모습 중에서

제게 가장 긍정적인 모습은 철저하게도 자연스런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지상생활은 지극히 인간적인 삶이었습니다.

가장 인간다운 인간, 너무도 소박하고 정겨운 인간중의 인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강조하듯이

예수님은 먹음직스런 음식을 눈앞에 두고

절대로 체면 차리지 않으셨습니다.

잔치 집에 가시면 포도주도 한잔 드시고 흥얼거리시면서

잔치분위기에 어울릴 줄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과 한 마음이 되어 축제를 즐기셨습니다.

반대로 초상집에 가서는 복받치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펑펑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과 너무도 잘 어울리셨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주변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예수님을 확인한 어린아이들은 멀리서부터 달려와 예수님을 껴안았습니다.

병자들이나 가난한 사람들, 고통 중에 죽어 가는 사람들마저

너 나 할 것 없이 예수님을 향해 몰려들었기에

결국 "군중들을 해산시키는 일"이 제자들의 주 임무가 되고 말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자신들이 잔치에 오시기를 원했습니다.

 

그리스도인 답다는 말은 예수님을 닮아 자연스럽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보다 자연스러울 필요가 있습니다.

따뜻한 인간미를 풍기는 사람, 정겨운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볼 줄 아는

포근한 사람, 그가 바로 참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님은 한없는 자연스러움, 끝없는 부드러움 그 자체이신 분이기에

"완고함", "경직성", "형식주의", "겉치레", "자기 과시" 등등을

근본적으로 거부하십니다.

 

한 공동체의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면, 딱딱하다면, 썰렁하다면, 서로 눈치를 살핀다면,

서로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잔머리만 굴린다면

그 공동체는 결코 그리스도교적인 공동체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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