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9월 5일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07. 9. 5. 07:22

9월 5일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루카 4 38-44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주셨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가셨다.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에 시달리고 있어서, 사람들이 그를 위해 예수님께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가까이 가시어 열을 꾸짖으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즉시 일어나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해 질 무렵에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왔다.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주셨다. 마귀들도 많은 사람에게서 나가며,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꾸짖으시며

그들이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셨다.

 

당신이 그리스도임을 그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새자 예수님

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

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여러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셨다.

 

<명품(名品)으로 재창조되는 은총의 순간>

 

유럽대륙에서는 14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중반까지

소빙하기(小氷河期)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 나무들의 성장이 현저하게 지연되었습니다.

특히 1645년부터 1715년 사이 70년 동안이 가장 추웠답니다.

 

그런 까닭에 알프스의 가문비나무들이 예외적으로 단단하고 큰 밀도를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기간 동안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난히 많은 명품 바이올린들이 생산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혹한의 빙하기 시대, 추위로 인해 비록 나무들의 성장이 더뎠지만,

그래서 나이테를 살펴보면 이 기간이 유난히 촘촘하고 좁지만,

대신 나무의 밀도는 훨씬 높아진다는 것, 나무의 강도는 훨씬 세다는 것,

그 결과 명품 바이올린이 생산된다는 것입니다

(‘경청’, 조신영, 박현찬 공저, 위즈덤 하우스 참조).

 

유독 혹한의 시기에 많은 명품 바이올린이 생산되었다는 것은,

오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시련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기란 너무나 힘겹습니다.

견딜 수 없는 상실의 아픔, 아무리 노력해도 수용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한 걸음만 물러서 바라보면 그 시련은 우리를 값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은총의 도구란 것입니다.

 

최근 ‘투르 드 코리아 2007’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국을 방문한

사이클 계의 전설인 렌스 암스트롱의 인생 역시 혹한의 계절을

명품으로 꽃피운 모범 답안입니다.

 

그의 빙하기는 참으로 혹독했습니다.

사이클 선수로 한창 잘 나가던 젊은 시절 그는 암 진단을 받습니다.

생존율도 높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뇌까지 전이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정신력으로 그 빙하기를 잘 극복했습니다.

2년 만에 다시 페달을 밟았고, 3주간 3500㎞ 남짓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 ‘투르 드 프랑스’에서 7연패(1999~2005)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룬 그는 이제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고통 앞에서 포기하면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고 크게 외치며

동료 암환자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그는 손수 암(CANCER)이란 영어 단어로 6행시를 지었습니다.

 

Courage(용기)

 

Attitude(태도)

 

Never give up(포기하지 않기)

 

Curability(치료 가능성)

 

Enlightenment(깨달음)

 

Remembrance of my fellow patients(동료 환자들에 대한 기억)

 

그는 97년부터 ‘암스트롱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ancer’의 ‘r(remembrance of my fellow patients: 동료

환자들에 대한 기억)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병에 시달리던 시몬의 장모를 치유

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해질 무렵까지 갖가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치유의 손길을 펼치십니다.

마귀 들린 사람도 예수님으로 인해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불치병을 앓던 사람 역시 말끔히 치유되어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오랜 혹한기를 꿋꿋이 견뎌온 가난한 백성들이 그간의 모진 고통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명품’으로 거듭나는 은총의 순간이었습니다.

 

고통 앞에서도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뚜렷해졌습니다.

십자가 앞에서도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명료해졌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메마른 신앙의 사막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습니다.

 

머지않아 사랑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실 것입니다.

자비의 하느님께서는 친히 그간 우리가 겪어온 오랜 방황과 갈등의

세월을 마무리 지어주실 것입니다.

그간 우리가 시달려왔던 굶주림과 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부족한 우리를 세상에서 가장 값진 명품으로

재 탄생시켜 주실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54번 / 주여 어서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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