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가톨릭인터넷 김 은기 님 글.
벌써 십여년이 흘렀습니다.
대부님이 하시는 연령회 봉사 따라 다니며
일년도 되지 않아 대부님을 가르치는 경지(?)에 다다른 것이
당시 애들이 초등학교 다녔는데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애들이 알지 못하게 항상 조심스러웠고
애들 친구들이 알게 될까? 부담스러웠습니다.
한참 예민할 때인데
어린 나이에 아빠가 시신을 만진다는데 대한 거부감과
친구들로부터 ''염쟁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혹시라도 따돌림 받을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애들이 아빠가 하는 봉사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당장이라도
아빠 왜 그런 걸 하느냐는 항의를 받을 것 같은 두려움에
눈치만 보기를 며칠
용기를내어 물어 보았습니다.
아빠가 하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
아니 혐오스럽지 않냐? 고 했더니
애들 대답이 ''뭐 어때요.'' 그러더라구요.
다시 물었습니다.
친구들이 알면 창피하지 않겠니? 했더니
''아뇨, 괜찮아요.''
하늘을 난다는 게,,,,,,,,,
이보다 더 한 기쁨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린 녀석들이 얼마나 대견하고 이뻐 보이던지요.
세월이 유수라더니
어느 덧
아들 녀석이 입대를 했습니다.
작년 7월에
휴가를 나와서 느닷없이
"아빠 저 염습하는거 배울래요.가르쳐 주세요"
뜬금없는 말에 기절 하는 줄 알았습니다.
평소
벌레 한마리 죽일 줄 모르고
징그럽다며 난리를 피우던 녀석이거든요.
정신 못 차리는 저를 대신해서 집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래, 뭐 할라고?"
"저도 봉사 할래요. 하고 싶어요."
연령회 봉사라는 게
고인 모시는 것부터 유족들과의 조율,
모든 장례예식 관리까지 얼마나 신경 쓸 것이 많은데,,,,
연도가 나면 고인 안장 시키고도 한 동안은
어떤 잘못 없었을까?
누가 어떤 실수를 항의 해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 해야는 걸
봉사중에도 유족들 중에
노골적으로 종교적으로나 관행을 따져 가면서 항의해 오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일들을 알기나 하는지
저야 이미 닳을대로 닳아져서 상관 없지만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자식입니다.
모두들 느끼시는대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녀석이
제가 가는 길을 가겠다는데 마음이 아파 옵니다.
본능은
자랑스럽게 같은 길을 가자고 하는데
현실은
자꾸만 그만 두게 하라고 하네요.
젊은 혈기로 하겠다고 한다기엔
너무나 감당키 어려움이 많은데다
생각조차 할수 없는 것이기에
요즘
밤 잠 못 이루고 고민중입니다.
어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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