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2007년 7월 31일 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주님의 착한 종 2007. 7. 31. 07:26

7월 31일 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마태오 13,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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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 빛나는 얼굴 >

 

간간이 엄청 난감한 상황인데도, 주어진 여건이 너무나 열악한데도,

백 번 죽었다 깨어나도 탈출구가 없는 어려운 처지인데도,

그래서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야단법석일 텐데,

전혀 그렇지 않은 얼굴로,

평상심을 전혀 잃지 않고 꿋꿋이 견뎌내는 사람들을 봅니다.

 

가끔씩 감당하기 힘든 십자가 앞에서, 버텨내기 힘겨운 고통 앞에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도망가지도, 회피하지도 않고

당당히 직면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그분들의 얼굴을 뵐 때 마다 ‘그래 바로 저거였지’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 어찌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뭐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그리 지나친 요구도 아닙니다.

 

시시각각으로 내게 다가오는 다양한 사건들,

특히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 앞에서 심호흡 크게 한번 하는 것입니다.

마음 한번 크게 먹는 일입니다. 한번 크게 물러나는 것입니다.

그러려니 하고 넓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 예수님께서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최종적으로 추구할 얼굴은 바로 이 얼굴입니다.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얼굴입니다.

 

오늘 우리의 얼굴은 어떠합니까?

저는 솔직히 거울을 한참 쳐다보며 엄청 슬퍼졌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얼굴은 세상살이에 닳아빠져 ‘삭은’ 얼굴,

권모술수를 꾸미는 교활한 얼굴, 지나치게 세속적이고 계산적인 얼굴이

아니라 예수님의 광채로 빛나는 얼굴이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얼굴이 세상의 어둠과 용감하게 대적하기 위한 빛나는

의인의 얼굴, 세상의 악과 싸워나가기 위한 빛나는 의인의 얼굴,

우리 내면의 어둠과 당당하게 직면하기 위한 빛나는 의인의 얼굴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축복과 은총의 오늘 이 하루를 살아가면서 주님께 청합니다.

오늘 하루 어둠의 힘에 유혹 받지 않기를…

그러기 위해서 나를 늘 빛 속에 머물게 도와주는 공동체로

끊임없이 돌아갈 것을 청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어둠의 세상으로 보내시는 이유는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의 빛을 어둠의 백성에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공동체에 머물러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에너지를 전달시켜주는 충전기와도 같은

공동체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한 우리에게

어둠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