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 마태오 12,38-42
“악하고 절개 없는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 기쁜 얼굴로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
제가 수사님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 교육시키는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 온 종일 아이들 사이에서 숨 가쁘게 움직여야 하는 활동
수도자들입니다. 영성생활에서 특별한 그 무엇을 찾지 마십시오.
짜릿한 그 무엇도 기대하지 마십시오.
대신 매일 주어지는 일상적인 전례나 미사, 성무활동 안에 들어있는
보화를 찾으십시오. 미사 때 제발 졸지 마십시오. 금쪽같은 묵상시간
제발 허송세월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해서든 깨어있으십시오.
집중하십시오. 몰입하십시오. 몸과 마음, 눈과 귀, 외적인 태도 등
모든 기능을 총동원해서 미사에 푹 잠겨 드십시오.
미사의 동작 하나 하나, 전례의 표지 하나 하나, 경문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의미에 온 신경을 집중하십시오.
매일의 성체성사야말로 기적중의 기적이요, 표징 중의 표징입니다.
매일 되풀이되는 아침, 저녁기도는 우리를 순간순간 하느님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가장 은혜로운 도구 중의 도구입니다.
매일의 미사, 그것보다 더 큰 은총은 없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매일
되풀이되는 홍해의 기적을 체험해야 합니다. 죄와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과
구원에로 건너가는 파스카 신비를 온몸으로 느껴야 합니다.
부디 타성에 젖은 얼굴로, 귀찮은 얼굴로, 짜증나는 얼굴로, 그저
주어진 의무이니 온다는 얼굴로 미사에 오지 마십시오.
하느님을 만나는 은총의 순간이니만큼 최대한 기쁜 얼굴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감사와 감동의 마음으로, 깨어있는 자세로
미사에 오십시오.”(R)
오늘 복음에서 표징을 보여 달라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그러나 요나 예언자
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사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요나 예언자의 표징에 대해서는 수백,
수천 번도 더 들어온 바이므로 스토리를 너무나 잘 꿰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빤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잘 알고 있는 요나 이야기(하느님의
부르심을 계속 거부하고 도망가다가 결국 고래 뱃속까지 들어가 보고 나서
야 회개한), 끝까지 회개하지 않고 있다가 결국 멸망한 니네베사람들의
이야기를 언급하십니다.
하늘아래 벌어지는 모든 일들 사실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인간을 향한 태도 역시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선을 행하는 사람에게는 복을 내리시고, 영원한 상급을 선물로
주십니다.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의 삶은 이승에서도 고달프지만,
다른 세상에서 겪게 될 고초가 클 것입니다.
너무나도 간단한 문제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조상들의 역사
와 하느님께서 자기 민족에게 베푸셨던 자비와 사랑, 진노와 벌을 생각
하면 답은 너무나도 명확한 것입니다. 굳이 ‘이거다’하는 징표를 요구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예수님께서는 요나 예언자와 니네베 사건을 언급하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바라시는 영적생활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감사와 기쁨의 마음으로 그분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마음의 어둠과 슬픔, 나약함, 방종한 습관 등으로 인해 괴로울 때도 그
모든 감정들을 감추지 말고 솔직히 그분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는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분은 전지전능하신 분,
우리가 믿는 바대로 우리를 짐스럽게 했던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놓게 도와
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어떠한 환경에 놓인다 하더라도, 또 어떤 좋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 할지라도, 오늘은 우리가 하느님을 더 깊이 사랑하고
그분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 그분께 더 잘 봉사하도록 배려된 하루임을
잊지 마십시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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